권원강 전 교촌회장(73.1%) 등 60% 이상 지분 보유자 8명
오너일가 이사회 참여율 남양유업 50%↑교촌·풀무원 10%↓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상장사 가운데 주식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개인주주는 3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은 개인 지분만 50%를 넘어서 다른 주주들의 도움 없이도 경영권을 행사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지만, 이사회 운영 방식에는 큰 차이를 보였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 연구소는 '국내 상장사 중 50% 넘게 지분 보유한 개인주주 현황 분석'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조사는 국내 상장사 2500곳 이상을 대상으로 법인과 기관을 제외하고 개인주주가 회사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현황(6일 기준)을 파악했다. 지주회사에서 50% 넘는 지분을 보유한 개인주주는 본 조사에서 제외시켰다.
결과에 따르면 2500곳이 넘는 상장사 중 개인주주 1명이 해당 상장사에서 주식 지분율 50% 이상 보유한 최대주주는 34명으로 파악됐다. 개별 상장사에서 50% 지분에 1주 이상의 주식이 더해져 사실상 다른 주주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확고부동한 경영권을 갖고 있는 셈이다.
지분율이 가장 높은 이는 교촌에프앤비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권원강 전 교촌회장이다. 권 전 회장은 교촌에프앤비 지분을 73.1% 보유했다.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치면 74.13%로 더 높아진다. 다른 주주들로부터 경영권 분쟁과 같은 외부 공격을 당할 확률이 희박하다.
에스티오 CEO인 있는 김흥수 대표이사는 67.73%로 높은 지분을 갖고 있었고, △이진희 자이글 대표이사(66.17%) △장기영 TS트릴리온 대표이사(64.35%) △정용지 케어젠 대표이사(63.55%) △이좌영 유니테크노 대표(62.39%) △김진하 린드먼아시아 대표이사(61.85%) △염종학 서산 최대주주(60.02%)도 개인 주식 비율이 60%를 웃돈다.
이들 34곳 기업은 개인 지분만 50%를 넘어서 외부로부터 경영권 공격 받을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이사회 운영 방식에는 극과극을 보였다.
이를 구분하는 주요한 기준은 오너 일가의 이사회 참여율이다. 이사회에 오너 일가 참여율이 높으면 폐쇄적인 경영을 한다고 해석할 여지가 높다. 가족 단위로 이사회를 구성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오너가 비율이 낮으면 그나마 투명한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와토스코리아와 남양유업은 다소 폐쇄적 방식으로 이사회를 운영하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사업보고서 기준, 와토스코리아의 이사회 구성은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1명으로 구성됐다.
이중 사내이사 3명은 송공석 대표이사(지분 50.76%)를 비롯, 송 대표이사의 자녀들인 송태양·송태광 사내이사 2명이다. 이사회 4명 중 3명이 아버지와 자녀들로 구성, 오너가 비율이 75%나 됐다.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칠 경우 송공석 최대주주 지분율이 67%에 달한다.
남양유업의 경우도, 지분 51.58%를 갖고 있는 홍원식 회장을 비롯, 지송죽 이사(모친)와 홍진석 상무(아들) 등 가족 구성원 3명이 이사회(6명)의 절반을 점유한다. 이중 지 이사는 올해 93세 고령인 데다, 최근 3년간 이사회 참석이 전무하다. 홍 상무는 지난달 보직 해임됐다.
이들과 달리 교촌에프앤비와 풀무원은 상황이 달랐다. 교촌에프앤비의 경우 권원강 전 회장 지분이 70%를 넘지만, 6명이 활약하는 이사회에서 권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는 한 명도 없었다. 이사회 멤버 구성만 놓고 보면 오너 일가 전횡을 원천 차단하고, 투명한 경영 시스템을 마련하려는 흔적이 엿보인다고 CXO 측은 분석했다.
풀무원도 오너가의 이사회 참여율은 9.1%로 낮은 편에 속했다. 최근 사업보고서 기준 풀무원 이사회 멤버는 총 11명인데, 이중 오너가는 남승우 이사회 의장(지분 51.84%) 한 명뿐이었다. 이사회 멤버 11명 중 7명이 전문성 등을 갖춘 사외이사로 메워졌다. 사외이사 수를 다른 기업들보다 많이 늘린 것은 경영 투명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외 클래시스·아모레퍼시픽그룹·케어젠·미스터블루 등도 오너가의 이사회 참여율이 20% 미만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했다.
오일선 한국 CXO소장은 "외부 도움 없이 독자적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업일수록 최대주주를 견제하고 투명한 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이사회 구성을 전문성 등을 가진 비(非)오너가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로 다수 구성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