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이자 과도" 당국 경고에···증권사 대응 '제각각'
"신용융자 이자 과도" 당국 경고에···증권사 대응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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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형사 금리인하·일부 담보대출 중단
중소형사 투자자 유치 기회 판단 '총력전'
증권사·투자자 '리스크 증대' 부작용 우려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박조아 기자] 신용거래융자에 대한 금리를 인하하라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경고가 나온 이후 증권사들의 대응이 각양각색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신용융자 금리를 인하했다. 반면 또다른 일부 증권사들은 신용융자 금리인하 대신 담보대출을 중단하는 강수로 맞서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당국의 신용융자 금리인하 권고가 자칫 증권 투자자들과 증권사들의 신용리스크를 증대시키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담보대출로 나가야할 돈이 신용융자로 집중되면 그만큼 증권사와 투자자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중소형증권사들은 경쟁 증권사들의 담보대출 중단을 투자자 유치의 기회로 판단하고 다양한 유치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오는 9월 28일부터 영업점 외 계좌(다이렉트 계좌)에 대한 신용거래 금리를 기존 9.0%에서 8.5%로 0.5%p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예탁증권담보대출 역시 동일한 이자율이 적용된다.

대신증권도 오는 9월10일부터 다이렉트 계좌에 대해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기존 10.5%에서 8.5%로 낮췄다. 신용거래융자 연체이자율도 최대 연 13.5%에서 연 11.5%로 2%p 인하했다. 

지난달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0.75%p 인하하는 동안 신용융자 금리를 전혀 변동시키지 않은 증권사들이 있다고 한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불투명성과 비합리성을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미래에셋대우를 필두로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현대차증권 등 다수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이자 인하를 단행했거나 검토하고 있다.

반면 일부 증권사들은 신용융자 관리를 위해 담보대출 서비스를 중단하고 나섰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일 홈페이지를 통해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신용공여 한도 준수와 내부 신용공여 한도 관리를 위해 '예탁증권담보대출' 서비스를 당분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의 신규 예탁증권담보대출 서비스 중단은 별도의 공지가 있기 전까지 이어진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신용금리는 4월에 한 차례 인하했으며, 추가적인 인하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앞서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각각 지난 7월1일부터 14일까지, 지난 7월22일부터 7월27일까지 예탁증권담보융자 신규대출을 일시 중단했다가 재개했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은 각각 지난 6월24일, 7월23일부터 예탁증권담보융자 신규대출을 중단한 이후 서비스 재개 시일을 공지하지 못한 상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담보대출은 주식투자용도 외에도 인출을 할수가 있어, 생활자금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며 "반면에 신용융자는 주식매매와 연결되기 때문에 신용융자를 제한하게 되면 고객들의 매매 연속성을 저해시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들의 매매 연속성을 저해시키게 된다면 증권사와의 신뢰에 문제가 생길수도 있기 때문에 담보대출을 제한하고 있다"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사의 신용공여는 자기자본 100%까지 허용된다. 신용공여에는 담보대출과 신용융자 등이 포함된다. 최근 투자자들의 '빚내서 투자(빚투)'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증권사들은 자본 건전성 관리를 위해 신용공여를 자기자본 100% 한도에 맞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예탁증권담보 대출을 일시 중단하는 증권사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대형 증권사들이 예탁증권담보 대출을 일시중단함에 따라 투자자 유치의 기회로 보고 신용융자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이달 말까지 신용 및 담보대출을 처음 이용하는 고객에게 90일간 연 3.5% 혜택을 제공한다. 신용약정 고객에게는 국내 주식 온라인 수수료를 0.01%로 적용하고, 신용과 담보대출 잔고 합산 1억원 이상일 경우 3.5% 이자 혜택을 최대 180일까지 연장 적용한다.

KTB투자증권은 비대면계좌를 개설한 신규투자자를 대상으로 3년간 연 3.99%의 이자로 신용융자와 예탁증권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SK증권은 이달 말까지 비대면 계좌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30일간 신용이자 무료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비대면 기준 SK증권 종합위탁계좌 생애 첫 신용 약정 등록 고객이 대상이다. 신용이자 혜택이 적용되지 않을 시 연 5.9%에서 최대 9.5%의 신용이자율을 무료로 적용하는 것이다.

DB금융투자는 지난달부터 올해 연말까지 신규 개인고객에게 신용융자 및 예탁증권담보대출 시 90일간 연 2.2%의 이자율을 자동 적용한다. 12월31일까지 체결된 금액에 한해 2.2% 혜택을 제공하며, 이후에는 신용융자 이자율 연 4.9~11%, 예탁증권담보대출은 종목군에 따라 기본 이자율 8.5~9.5%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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