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주식담보대출 잇따라 중단···'빚투' 급증에 한도 바닥
증권사, 주식담보대출 잇따라 중단···'빚투' 급증에 한도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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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증권업계가 주식을 담보로 내주던 담보대출과 신용공여를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 급증으로 한도가 바닥났기 때문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전날인 23일 증시 마감 후 홈페이지를 통해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돼 신용거래융자(신용매수)와 증권담보대출 서비스를 당분간 이용할 수 없게 됐다"고 공지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200% 이내(100%는 중소기업·기업금융업무 관련 신용공여로 한정)로 제한된다. 통상 대형 증권사는 한도를 60%로 유지한다. 삼성증권은 법에 따라 해당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지면 다시 공지할 방침이다. 

KB증권도 같은 날 홈페이지에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신용공여 한도 준수를 위해 주식, 펀드, ELS 등 예탁증권 담보대출이 일시 중단된다"고 안내했다. 다만 KB증권은 삼성증권과 달리 신용융자 매매는 가능하다.

NH투자증권은 신용거래융자 재원을 한국증권금융 등에서 대출받는 ‘유통융자’에서 자기자본 내에서 대출하는 ‘자기융자’로 바꿨다. 신용융자 재원인 유통융자 한도를 모두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등이 증권 담보 대출 중단을 공지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4일 증권담보 신규대출을 중단하고 7일부터는 기존 20%, 30%, 40%인 종목별 위탁증거금율을 모두 50%로 높였다. 위탁증거금은 주식 매매 주문을 할 때 증권사에 맡기는 일종의 보증금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달 1일 증권담보대출을 중단했다가 2주 만인 15일 재개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잇따라 주식매매 신용공여를 중단하는 이유는 '동학 개미'로 불릴만큼 개인들의 주식거래가 늘면서 빚을 내서 주식을 사는 '빚투' 거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기준 신용융자 잔액은 사상 최대 수준인 13조7678억원으로 증시 급락과 함께 바닥을 친 지난 3월 25일(6조4075억원)의 2배가 넘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예탁증권담보융자 잔액은 3월 25일 15조3845억원에서 지난 21일 17조4595억원으로 늘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요즘 동학 개미 운동 등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에 직접 뛰어들면서 신용을 많이 쓰는 편이다"라며 "증권사 입장에서는 선제적으로 한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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