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3분기 시장 예상을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일회성 보상금 유입과 테슬라향 소형전지 판매 호조 등이 수익성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기차 배터리 부문은 여전히 부진해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4분기 이후에는 미국 전기차 보조금 폐지 여파 속에서도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실적 방어에 나설 전망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 3분기 잠정 매출은 5조69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6013억원으로 34.1% 증가하며, 컨센서스를 17% 웃돌았다. 외형이 줄었음에도 이익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일회성 보상금 유입이 꼽힌다. 한화투자증권은 완성차 고객사의 최소 구매 물량 미이행으로 발생한 보상금 유입이 컨센서스 상회의 주된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NH투자증권은 보상금 규모가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소형전지와 ESS 부문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가 저가형 트림을 확대하며 원통형 배터리 출하가 늘고, 미국 미시간주 공장에서 리튬인산철(LFP) 기반 ESS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생산량 증가가 예상돼서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향 소형전지 출하 확대와 ESS 물량 확충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이 이익 개선을 이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 핵심 사업인 전기차 배터리 부문은 북미 고객사의 재고조정 여파로 인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GM이 상반기 재고를 쌓은 뒤 3분기부터 조정 국면에 들어선 탓에 북미향 출하량이 직전 분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달 말부터 전기차 세액공제 지원도 철회된 만큼 이러한 흐름이 4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세액공제 폐지로 인한 전기차 배터리 부문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재생에너지 확산 국면에 따라 미국 중심의 전력망용 ESS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해당 사업을 필두로 한 구조적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권 연구원은 "수요 확대에 따라 미국 내 ESS 생산능력이 2025년 17기가와트시(GWh)에서 2027년 40GWh 초중반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수취 효과도 극대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ESS 수요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봤고,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ESS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라인을 증설 중인 만큼, 2027년 생산능력이 48GWh 정도로 확대될 수 있다"며 "ESS는 시스템 단위로 공급돼 판가가 높고 AMPC 혜택을 직접 수취할 수 있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ESS 부문 영업이익은 2025년 3300억원에서 2027년 2조원대까지 급증할 전망"이라며 "미국의 중국산 ESS 규제 강화로 시장 환경도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30일 오전 10시 투자자 및 증권사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3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 및 질의응답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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