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미포는 선박 건조의 핵심 기자재인 러그의 자율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연회를 열었다 (사진=HD현대)
HD현대미포는 선박 건조의 핵심 기자재인 러그의 자율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연회를 열었다 (사진=HD현대)

[서울파이낸스 김완일 기자] HD현대미포가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활용해 선박 건조 핵심 기자재인 러그(LUG)의 24시간 자율 생산 시스템 구축에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성공했다. HD현대는 이를 통해 인력 의존도가 높고 생산 과정이 까다로웠던 조선업의 고질적인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할 방침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미포는 최근 선박 생산의 필수 부자재인 러그를 대상으로 AI와 로봇 기술을 활용한 자율 제조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연회를 가졌다. 러그는 선체 블록 등 대형 중량물을 크레인으로 인양해 이동시킬 때 사용하는 고리 형태의 부자재다. 회사는 지금까지 많은 인력을 투입해 연간 1800톤(t)의 러그를 자체 생산해왔다. 

HD현대미포가 선각5공장에 구축한 이 시스템은 AI 기술과 8대의 산업용 로봇, 2대의 자율이동로봇(AMR)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사람의 개입 없이도 설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형태의 러그를 자동으로 생산하고 운반한다. HD현대미포는 이번 자율생산을 통해 연간 4억7000만원에 달하는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제조 공정 효율화와 원가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HD현대미포는 이미 2021년부터 선박 건조 현장에 14대의 산업용 로봇과 23대의 협동로봇을 도입하는 등 생산 방식을 혁신해왔다. 지난 5월에는 그룹 계열사인 HD현대로보틱스와 휴머노이드 전문기업, 한양대학교와 함께 '산업현장 적용을 위한 휴머노이드 로봇 실증기술개발' 4자 업무 제휴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외에도 HD현대중공업은 함정의 유지보수·수리·정비(MRO) 작업에 활용될 로봇 개발도 추진 중이다. 선체에 붙은 해양생물을 제거하고 재도장하는 작업을 AI 로봇으로 대체해 MRO 효율을 80% 이상 끌어올리고 안전사고를 줄이겠다는 목표다. MRO 로봇은 경제성과 운용 효율성 측면에서 함정 사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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