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회장 (사진=HD현대)
정기선 HD현대 회장 (사진=HD현대)

[서울파이낸스 김완일 기자]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취임 후 첫 공식 메시지에서 "모든 임직원이 한뜻으로 뭉쳐 인류의 미래를 개척하는 '퓨처빌더(Future Builder)'가 되자"고 밝혔다.

정기선 회장은 20일 임직원에게 보낸 사내 이메일을 통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지만, 여러분과 함께라면 주어진 책임과 의무를 완수할 수 있다"고 말하며 취임 포부를 전했다.

정 회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 입사 이후 16년 만에 회장직에 오른 3세 경영인으로, 그의 취임으로 HD현대는 37년 만에 오너 경영 체제로 돌아왔다. 그는 취임 메시지에서 조선·건설기계·정유·석유화학 등 주요 사업 부문별 위기와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정 회장은 "지금 그룹이 직면한 경영환경은 매우 엄중하다"며 "미·중 패권 경쟁, 글로벌 경기 둔화, 중국발 공급 과잉 등 복합 리스크가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조선업은 글로벌 선박 발주 감소 속에 중국의 시장 잠식이 가속화되고, 건설기계는 미국 관세와 대형 경쟁사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유·석유화학 사업 역시 유가와 정제 마진 하락으로 쉽지 않은 국면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위기 속에서도 "현대중공업의 역사는 위기를 돌파해 온 역사"라며 "1972년 울산조선소 기공 이후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며 우리만의 경쟁력을 만들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선 부문에 대해 "디지털과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를 추진해 중국과의 원가 경쟁 격차를 좁히고 있다"며 "지정학적 기회를 활용한 마스가(MASGA) 등 신규 시장 개척에도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건설기계 부문에서는 인도·브라질·호주 등 신흥시장 공략과 광산용 장비 시장 진입 확대를 주문했고, 정유·석유화학 사업에 대해서는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순환·바이오, 윤활유 등 친환경·고부가 사업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전력기기 계열사인 HD현대일렉트릭에 대해서도 "현재 호황기를 미래 투자와 체력 강화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다시 불황이 오더라도 과거의 어려움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권오갑 명예회장에게 "어려운 시기를 훌륭하게 이끌어주셨다"며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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