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셰드릭 무인기 (사진=우크라이나 국방부)
우크라이나 셰드릭 무인기 (사진=우크라이나 국방부)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드론 전쟁'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현실로 증명한 가운데, 한화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무인기(드론) 산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첨단 방산기업으로 변신 중인 한화는 기존 방산 포트폴리오에 드론·안티드론 솔루션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2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최근 무인기 개발 및 운용, 무장체계 등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 전쟁'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한 만큼 무인기 개발을 통해 새로운 사업분야에서의 위치를 공공히 하고, 방산명가로의 위상을 단단하게 다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 전쟁 현장에서 드론은 이제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값싼 드론이 전차·전투기·군함 등 고가 무기를 무력화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세계 각국은 드론 전력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전쟁은 드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운용하고 방어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화가 무인기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포·미사일·방공체계 중심의 전력 구도가 무인기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한화가 새로운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미 그룹 차원에서도 드론 사업 역량을 쌓아왔다. 한화시스템은 소형 무인기에서 중·대형 군용 드론까지 다양한 기종을 연구개발 중이다. 자율비행·정찰·공격 기능을 통합한 차세대 군용 드론뿐 아니라, 전자전용·군수 수송용 플랫폼도 개발 리스트에 올라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드론 추진체계와 소형 항공기 엔진 기술을 활용해 고성능 드론 엔진 개발을 추진 중이며, 한화디펜스는 드론과 지상 전투체계의 융합 운용을 목표로 한 무인전투체계 프로젝트를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제너럴 아토믹스 에어로노티컬 시스템 본사를 방문한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무인기 생산 공장을 둘러 보고 린든 블루 제너럴 아토믹스 에어로노티컬 시스템 부회장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한화)
지난해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제너럴 아토믹스 에어로노티컬 시스템 본사를 방문한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무인기 생산 공장을 둘러 보고 린든 블루 제너럴 아토믹스 에어로노티컬 시스템 부회장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한화)

드론 전쟁의 양면성은 '안티드론' 분야에서도 새로운 시장을 열고 있다. 한화는 국내 최초로 레이저 요격기 '비호복합' 기술을 기반으로 소형 드론 격추용 레이저 무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레이더·전자전 장비와 연계한 통합 방공망 구축도 추진해 '드론-안티드론' 전력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드론은 공격 수단이자 방어 대상"이라며 "양축 모두를 아우르는 한화의 전략은 글로벌 방산기업으로의 도약에 결정적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전 세계 드론·안티드론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18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국 방산 기업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과 대규모 투자 역량을 갖춘 곳은 한화가 사실상 유일하다.

특히 한화는 지난해 인수·합병(M&A)을 통해 우주·항공·전자전 사업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서, 무인기 산업을 그룹 차원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설정했다.

한화 관계자는 "드론은 단순한 무기가 아니라 미래 전장 전체를 재편할 '플랫폼'"이라며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을 겨냥해 글로벌 수준의 K-드론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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