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조선산업은 1970년대 국책 사업으로 출발해, 현재 고부가·친환경 선종을 앞세워 세계 1위 위상을 굳히고 있다. 중국의 공세와 글로벌 친환경 관련 규제가 교차하고 있는 지금, K-조선이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기술력과 향후 미래 가능성을 국내 조선업계 빅3(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 족적을 통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삼성중공업의 LNG 운반선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의 LNG 운반선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서울파이낸스 김완일 기자] 삼성중공업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회사는 멤브레인형 화물창 기술과 이중연료 추진 엔진을 앞세워 고부가가치 LNG선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탈탄소 흐름과 맞물려 삼성중공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LNG선 건조를 통해 축적한 기술 노하우는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 설비(FLNG) 등 해양 플랜트 사업으로 확장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처럼 삼성중공업은 초격차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국 조선업이 친환경 분야에서 세계 최고란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심해용 FLNG 표준모델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심해용 FLNG 표준모델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LNG선과 해양 플랜트로 쌓은 친환경 기술 = 삼성중공업은 LNG 운반선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건조 공정에 대한 높은 신뢰와 핵심 기술의 조화 그리고 건조 경험을 통해 다져진 안정적인 공정은 국내외 시장에서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 또한 자체 개발한 멤브레인 화물창 기술, 이중연료 추진 엔진 등 기술력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며 친환경 선박 수요가 급증하는 현 조선업계 흐름에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는 곧 굵직한 수주로 연결되고 있으며 '대량·저가'의 수주 동향과 다른 '납기·신뢰·기술력'으로 인정받는 한국 조선업의 현재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친환경 선박에서 쌓은 노하우를 해양 플랜트 사업으로 확장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확보하고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FLNG는 초대형 선박 건조 기술과 고도의 플랜트 기술이 결합된,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고부가가치 분야다. 한때는 회사의 기둥을 흔들었던 아픈 손가락 같은 사업이었으나, 글로벌 수요 증가 흐름 속에서 올해에만 해양플랜트 수주 5건을 성공했다. 통상 FLNG 1기당 가격이 15억~30억달러(한화로 약 2조~4조원)에 달하는 만큼 저가 선종을 대신해 수익성 개선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중공업의 완전자율운항 연구 선박의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의 완전자율운항 연구 선박의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친환경·디지털 기술로 생산 효율 및 경쟁력 강화 = 삼성중공업은 LNG 운반선과 해양플랜트의 경쟁력에 친환경·디지털 기술이라는 날개를 달아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연료전지 기반의 보조전원 시스템인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를 LNG선에 적용하는 설계로 로이드선급(LR)으로부터 개념승인을 받았다. SOFC는 화학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고효율 친환경 연료전지 기술로 전기 변환 효율이 높고 다양한 연료 사용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이같은 기술을 통해 삼성중공업은 미래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할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암모니아·메탄올 등 미래 대체연료에 대한 기술 개발도 함께 추진하며 친환경 선박의 범주를 넓히고 있다. 

디지털 전환 분야에서는 자율운항 기술에 선도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자율운항 시험선 '시프트 오토(SHIFT-Auto)'를 운영하며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 체계인 '스마트 싱스(SmartThings)' 통해 선박 내 시스템을 통합 제어하는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3D 모델과 디지털 트윈 기반의 스마트야드를 구축, 생산 공정의 최적화와 공급망 연동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노력은 건조 과정의 병목을 줄이고 납기 신뢰를 높여 선주사의 총소유비용(TCO)을 절감해주는 핵심요소로 작용할 것이 기대된다.

삼성중공업은 LNG 운반선과 해양 플랜트를 양대 축으로 하는 '고부가 해양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국내 조선업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불확실성과 수주 경쟁 심화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며 "삼성중공업은 친환경 기술의 초격차와 디지털 전환을 통해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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