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2025년 2분기 실적에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부문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개선했으나, 롯데마트는 투자 비용 증가와 소비 위축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특히, 양사 모두 이커머스 부문에서는 여전히 손실을 벗어나지 못해, 오프라인 침체와 온라인 전환 사이에서 전략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2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 15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210억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11.8% 증가한 4조2906억원으로 집계됐다.
트레이더스가 전년 대비 8.1% 매출 신장과 309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할인점 손실을 일부 상쇄했고, '고래잇 페스타' 등 대형 할인 행사가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또한 '스타필드 마켓' 등 미래형 점포의 매출 및 방문객 수가 크게 증가하며 본업 경쟁력이 강화된 결과로 평가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통합매입을 통한 원가 절감과 가격 혜택 재투자, 신규 매장 출점 등으로 본업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실적 개선의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롯데마트는 2분기 매출이 1조2542억원으로 3.3%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453억원으로 작년 동기(-130억원) 대비 적자 폭이 커졌다. 해외 마트 사업 매출은 3498억원, 영업이익은 90억원으로 각각 0.6%, 6.3% 줄었다.
롯데마트 측은 "2분기부터 e그로서리 부문을 직접 운영하게 되면서 온라인 자동화 물류센터(CFC) 구축, 자체 앱 '제타' 개발 비용 등에 대규모 투자가 진행됐다"며 "또 해외 마트 사업의 경우 인도네시아에서는 명절 시점 차이가 발생해 실적에 악영향을 줬고, 슈퍼의 경우 전년 일회성 이익에 따른 역기저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해 보이는 효과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양사 모두 오프라인 소비 침체 속 실적을 선방했다고 평가받지만, 이커머스 사업에선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계열 SSG닷컴과 G마켓이 2분기 각각 3503억원, 1912억원 매출을 올렸으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각각 12.5%, 28.3% 감소했고, 영업손실도 310억원과 298억원으로 누적 적자가 1000억원에 달한다.
롯데의 이커머스 부문 역시 적자가 계속됐다. 롯데온은 매출 이익률 개선, 광고 수익 증가 등 효과로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을 84억원으로 축소했다. 상반기 기준으론 170억원 규모로 작년 600억원대의 손실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된 수치다.
쿠팡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과 수익성을 확보한 가운데, 이마트와 롯데는 각각 다른 전략으로 실적 반등을 추구하고 있다.
SSG닷컴은 경기도 김포에 있는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003'을 CJ대한통운에 매각하고, CJ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배송 업무를 이관 중이다.
G마켓은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JV가 승인되면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자회사로 편입되며, 알리익스프레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그로서리' 중심 '제타'와 특화 카테고리 '버티컬 서비스'를 내세운 롯데온을 주력으로 온라인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온라인 그로서리 주문부터 배송까지 전 과정을 처리하는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 기반 자동화 물류센터(CFC)를 부산과 고양 일산에 구축 중이다. 또한 패션·뷰티 분야에 집중해 AI 기반 개인 맞춤형 뷰티 탐색 앱 기능도 도입했다.
단기 수익 악화에도 기업들이 이커머스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형마트의 매출 비중이 계속 줄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체 유통 매출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27.8%에서 지난해 12%로 급감했다. 올 상반기엔 대형마트를 포함한 오프라인 매출이 5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0.1%)을 기록하며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이커머스는 여전히 강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커머스에 지속해서 투자하고 있지만, 쿠팡처럼 자체 물류망과 충성 고객 기반이 없는 상황에선 단기 흑자 전환이 쉽지 않다"며 "무리한 확장보다는 수익성 높은 카테고리에 집중하고, 대량 구매력과 물류 자동화 등 대형마트의 강점을 활용해 '신선식품 온라인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옴니채널 전략도 중요하다"며 "온라인 주문 후 오프라인에서 빠르게 픽업하거나 반품할 수 있는 유기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고객 편의를 높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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