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심가 한 백화점에 진열된 청과 설 선물세트. (사진=박소다 기자)
서울 중심가 한 백화점에 진열된 청과 설 선물세트. (사진=박소다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다가오는 추석(10월 6일)을 앞두고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계가 본격적인 선물 세트 사전 예약판매에 돌입했다. 고물가와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로 인한 과일·축산물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선할인을 앞세운 프로모션을 집중 전개해 소비자들의 실속형 선물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추석 선물 사전예약 판매를 가장 빨리 돌입한 곳은 롯데마트.슈퍼와 홈플러스다. 오는 14일부터 9월 26일까지 44일간 진행한다.

1차 예약기간에는 최대 150만원 상당의 상품권 또는 동일 금액 즉시 할인 혜택이 제공되며, 행사품목 최대 30% 할인·무료배송·덤 증정 등 다양한 혜택이 뒤따른다. 

이어 이마트는 18일부터 사전판매 예약을 받고, 이어 신세계백화점(26일), 현대백화점(27일), 롯데백화점(29일) 등도 추석 선물 세트 사전 예약에 나선다. 이에 맞서 쿠팡·11번가 등 이커머스도 9월 초부터 본격 프로모션을 펼칠 예정이다.

올해는 특히 기록적인 무더위와 집중호우가 반복된 올해 여름은 농축산물 공급에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사과의 경우 전년 대비 7.76% 올랐으며, 복숭아(+27.06%), 토마토(+14.16%), 참외(+6.38%), 멜론(+12.23%) 등 주요 과일 가격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산지 점검과 공급처 다변화에 총력을 다하는 한편, 기존 스테디셀러인 참치 등 통조림을 비롯해 가성비 건강기능식품, 실속형 생필품 위주의 선물 세트로 카테고리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국산 과일 시세가 상승한 것을 고려해 수입산 과일을 혼합 구성한 선물 세트를 강화했다"며 "사과와 배, 용과와 애플망고 등 11종의 과일로 구성한 새로운 세트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물가 속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 적은 가성비 과일 세트 및 통조림, 조미료 등의 가공 선물 세트 물량을 20%가량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며 "또 신선식품 등의 경우 유통단계 최소화로 신선도를 높이고 가격을 낮춘 산지직송 택배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백화점들은 소비심리 위축에 가격 인상 최소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 발표를 보면, 지난 설 시즌 백화점과 대형마트 선물 세트에서 1만~4만원대 상품 판매율이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지만, 그 외 △10만원 이상(39.2%↓) △7만~9만원대(15.6%↓) △5만~5만원대(9.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신세계백화점은 수산·축산 등 명절 대표 인기 품목에서 가격 장벽을 낮춘 기획 상품을 선보인다. 축산은 구이류와 소량 구성을 확대해 전년 대비 15% 늘리고, 수산은 갈치 등 시세 급등이 우려되는 품목은 선매입을 확대해 물량을 확보할 예정이다. 청과의 경우 신세계백화점 지정 산지 '셀렉트팜' 운영 규모를 20% 늘려 추석 기간 사과·배·만복 등 인기 품목 물량을 전년 대비 30% 이상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은 할인된 가격에 선물 세트를 판매하는 사전 예약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예약판매 물량을 20%가량 늘릴 방침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국내산 고당도·고품질 등 최상급 과일을 선점하기 위해 청과 바이어들이 매일 산지로 출근하고 있다"면서 "시설 재배를 통해 기상 이변에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는 국내산 애플망고, 멜론 등 신규 세트 구성을 많이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설 직후부터 매입팀이 상시 판매 프리미엄 상품과 함께 추석 명절 상품 준비에 착수했다"며 "(농·축·수산물) 수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농가 및 산지유통센터(APC) 저장고 내 물량을 충분히 확보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편의점과 온라인 채널도 실속형 선물 세트 중심으로 수요 공략에 나섰다. CU는 지난해 추석 중저가 상품 매출이 전체의 절반을 넘겼으며,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도 1만~3만원대 생필품과 과일 선물 세트를 확대 운영 중이다. 

이커머스의 경우 지난 추석과 달리 오프라인 유통가와 시기를 맞춰 9월 초 빠르게 사전 프로모션에 돌입한다. '지정일 배송'과 최저가 경쟁에 돌입, 고물가 시대 소비자들의 알뜰 구매 심리를 겨냥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고물가와 이상기후가 이어지면서 알뜰하고 부담 없는 선물 세트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며 "유통 채널별로 다양한 할인 혜택과 쿠폰을 제공하는 만큼 소비자들은 꼼꼼히 비교해 합리적인 추석 선물 준비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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