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영선 기자] 미국 하원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요건을 제한하고 법적 지위를 규정하는 내용이 담긴 법안들이 통과되면서, 국내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 방향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편입시키는 내용이 담긴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에 서명했다. 법안은 미국 하원에서 찬성 308표(반대 122표)를 받으며 가결됐다.
이번 크립토위크에서 미국 하원을 통과한 '가상자산 3법'은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에 편입하는 '지니어스 액트' △당국의 규제 관할권을 규정하는 '클래리티 법안'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발행을 금지하는 '반(反)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법안' 이다.
이 같은 미 하원의 결정에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결제 기반 밸류체인을 향한 기대감은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가총액도 매섭게 불어나고 있다. 이날 가상자산 데이터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장중 4조달러를 상회했다. 특히 비트코인 개당 가격 또한 12만3200달러를 돌파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최근 한달새 각각 13%, 55%가량 올랐고, 시가총액 3위인 리플(XRP)도 동기간 62% 급등세를 보였다.
시장은 이번 법안 통과로 달러 패권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는 스테이블코인의 90%가 달러화에 연동돼 있어 미 국채 수요가 수조 달러 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주요 은행과 빅테크 기업들은 스테이블코인 활용한 서비스 고도화 방안에 집중하고 있다.
먼저 씨티그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씨티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인 프레이저(Jane Fraser) 최고경영자(ceo)는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며 토큰화 예금 사업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CEO도 달러 기반 예치금 토큰인 'JPMD'의 실거래 테스트를 진행,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직접 나설 것을 시사한 바 있다.
빅테크 움직임도 활발하다. 아마존과 월마트, 우버 등은 스테이블코인 자체 발행을 모색하고 있고 페이팔은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 상태다. 아울러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지급결제사들은 오픈AI, 퍼블릭시티 등 인공지능(AI) 빅테크 기업과 손잡고 새로운 스테이블코인 지급 결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달러와 동등하게 디지털 자산을 인정하면서, 기존 크립토 거래(90% 이상) 위주로 사용되던 스테이블코인이 B2C, B2B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이미 달러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의 80% 이상이 미국 외에서 이뤄지는 중으로, 지니어스 액트 이후 빅테크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는 디지털화폐 시장의 변화 흐름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국내도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주요 은행과 페이사·빅테크 기업들은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출원하며 선제 대응에 나섰지만, 지난 6월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발의된 이후 추가된 사항이 없어 소강 상태에 빠졌다.
금융위원회가 스테이블코인의 구체적인 담보와 발행한도 감시체제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에 있지만, 금융위 '존치 여부'에 대해서도 명확한 조직개편안이 발표되지 않았다. 아울러 통화정책 혼란을 우려한 한국은행이 여전히 신중론을 고수하고 있어, 이를 통합할 수 있는 세분화 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미 주요 은행들은 오픈블록체인·DID협회(OBDIA) 산하 스테이블코인 분과를 신설하고, 스테이블코인 발행 논의에 돌입했다. 컨소시엄 참여 은행으로는 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IBK기업·Sh수협·케이뱅크·부산·대구·은행 등 10개 은행이 참여한 상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이 확대되면 화폐, 결제 시장에 완전히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향후 법제화 속도를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기본법 발의 이후 구체화 된 사항이 없어 컨소시엄만 구성된 상태로, 별도 논의중인 것은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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