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종료 시그널에 하향세로 돌아섰던 시장금리가 반등하는 등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등 시장금리 변동성을 키울 재료들이 남아 금리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대출자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혼합형 금리의 지표로 사용되는 은행채(무보증·AAA) 5년물 금리는 지난 8일 3.880%를 기록, 전일(3.840%)보다 4bp(1bp=0.01%p) 올랐다. 일부 주담대 변동금리와 신용대출 금리 지표로 활용되는 은행채 6개월물도 전일보다 1.1bp 상승한 3.578%를 기록했다.
이 밖에 은행채 1년물, 3년물 등도 일제히 올랐다. 8일 1년물 금리는 3.612%로 전일보다 1.1bp 올랐고, 3년물은 4.3bp 오른 3.769%를 기록했다.
며칠 전까지 은행채 금리는 미국 연준의 금리 동결 가능성 시사 여파로 하향세를 기록하고 있었다. 연준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을 단행한 후 내놓은 성명서에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예상한다'는 문구가 삭제됐는데, 시장은 이를 두고 긴축 종료 신호로 받아들였다.
이달 초 은행채 금리 추이를 살펴보면 5년물 금리가 2일 3.961%에서 3일 3.898%, 4일 3.840%로 하락세를 보였다. 6개월물도 2일 3.575%, 3일 3.574%, 4일 3.567%를 기록했다. 1년물 역시 2일 3.642%, 3일 3.621%, 4일 3.600%로 하향세를 보였으며 3년물도 2일 3.830%, 3일 3.773%, 4일 3.726%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연일 하향세를 기록하던 은행채가 지난 8일 일제히 반등한 것은 지난 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4월 고용지표가 예상 밖의 호조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용시장이 호조를 보이면 물가상승 압력이 커져 긴축 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현재로선 대출금리 향방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오는 10일 나오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이달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에 따라 금리 변동성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긴축 기조가 예상 외로 장기화된다면 최근 최저 연 3%대까지 떨어졌던 주요 은행 주담대 고정(혼합)금리가 다시 4%대로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혼합금리(은행채 5년물 연동)는 연 3.68~5.86%를 기록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 연 3.68~5.08% △신한은행 연 4.17~5.48% △하나은행 연 4.33~5.83% △우리은행 연 3.82~5.02% △농협은행 연 3.96~5.86%를 보였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지표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하락세를 기록하다 4개월 만에 반등하는 등 일정한 기조를 보이지 않고 있어 대출자들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3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3.56%로 전월(3.53%)보다 0.03%p 상승했다. 코픽스 금리는 지난해 11월 역대 최고치인 4.34%를 기록한 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연속 하락한 상태였다.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코픽스 6개월·은행채 6개월물)는 연 4.09~6.747%를 기록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 연 4.09~5.49% △신한은행 연 4.53~5.84% △하나은행 연 5.247~6.747% △우리은행 연 4.45~5.65% △농협은행 연 4.23~6.53% 등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봤을 때 통화긴축과 완화 중 어느 한쪽으로 완전히 돌아섰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대출을 고려하는 차주들의 고민이 클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며 "연말까지는 금리가 오르락 내리락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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