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변동금리 하단 3%대 진입···영끌족 한시름 던다 (종합)
주담대 변동금리 하단 3%대 진입···영끌족 한시름 던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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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신규취급액 코픽스 3.44% '0.12%p'↓
최저 '국민銀 3.97%'·최고 '우리銀 5.62%'
서울 주택가 전경.(사진=박성준 기자)
서울 주택가 전경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가 약 9개월 만에 3%대에 진입했다. 통화 긴축 기조가 종료되지 않았음에도 은행채, 예금금리 하락 등 시장금리가 떨어진 영향이다. 올해 초 최고 8%대를 기록하던 주담대 금리가 가파른 속도로 떨어지면서 이자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던 대출자들도 한시름 놓게 될 전망이다.

은행연합회는 지난달(4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3.44%로 전월(3.56%)보다 0.12%p(포인트) 하락했다고 15일 공시했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기준금리보다 낮아진 것은 지난 2014년 7월 이후 8년9개월 만이다. 당시 코픽스 금리는 2.48%, 기준금리는 연 2.50%였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기준금리를 하회한 것은 2010년 공시를 시작한 후 이번이 세 번째다.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지난해 11월 역대 최고치인 4.34%를 기록한 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난 3월 시장금리가 오른 영향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신규취급액 코픽스 하락은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결과다. 대표 시장금리 지표인 은행채 6개월물(AAA·무보증) 금리를 보면 3월 초 3% 후반대를 기록하다 지난달 3% 중반대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하반기 연 5%를 넘나들던 은행 정기예금 금리도 현재 연 2~3%대로 떨어진 상태다.

신규취급액 코픽스와 달리 시장금리가 서서히 반영되는 잔액기준 코픽스와 신잔액기준 코픽스는 일제히 올랐다. 4월 잔액기준 코픽스는 3.73%로 전월(3.71%)보다 0.02%p 올랐고, 신잔액기준 코픽스는 전월(3.08%)보다 0.01%p 오른 3.09%를 기록했다. 잔액기준은 2012년 9월(3.72%) 이후 10년7개월 만에, 신잔액기준은 지난 2019년 6월 처음 공시를 시작한 후 최고 수준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되거나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이날 코픽스가 변동되면서 이와 연동된 주요 시중은행 주담대 변동금리도 오는 16일부터 조정된다. 코픽스를 변동형 주담대 지표로 삼는 KB국민·우리·NH농협 등 3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중 최고금리는 연 5.62%(우리은행·신잔액), 최저금리는 연 3.97%(국민은행·신규취급액)다.

주요 은행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 (자료=각 사)
주요 은행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 (자료=각 사)

은행별 주담대 변동금리를 보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국민은행은 연 4.09~5.49%에서 연 3.97~5.37%로 최고·최저금리가 코픽스 상승분만큼인 0.12%p씩 낮아진다. 우리은행도 연 4.45~5.65%에서 연 4.33~5.53%로 금리 상단과 하단이 0.12%p씩 하락한다.

농협은행의 경우 연 4.02~5.52%에서 연 4.07~5.57%로 최고·최저금리가 0.05%p씩 오른다. 농협은행이 이날 오전 주담대,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등 주요 대출상품 금리를 0.2~0.6%p 인하했는데, 코픽스 발표 후 금리 조정분을 다시 반영하면서 소폭 오르게 됐다는 설명이다. 농협은행의 지난 12일자 신규취급액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연 4.21~5.52%)와 비교하면 최저금리가 0.14%p 낮아지게 되는 셈이다.

신잔액기준 주담대 금리는 상단과 하단이 0.01%p씩 오른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의 신잔액기준 연동 주담대 금리는 연 4.15~5.55%에서 연 4.16~5.56%로 오른다. 우리은행의 신잔액기준 주담대 금리는 연 4.41~5.61%에서 연 4.42~5.62%로 조정된다.

대출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도 완화될 전망이다. 주요 시중은행에서 변동형 주담대 최저금리가 연 3%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지난해 글로벌 긴축 기조에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8월 중순경을 마지막으로 3%대 주담대 변동금리가 자취를 감춘 바 있다.

특히, 지난 1월 은행 주담대 최고금리가 연 8%를 돌파했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 들어 대출금리 하락세가 가파르다는 분석이다. 주담대 고정(혼합형)금리도 올해 1월 최저 4%, 최고 7%대를 기록했으나 이달 16일 기준 연 3.63~5.01% 수준까지 하락했다.

다만, 대출금리가 완전히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코픽스 금리 하락을 불러온 시장금리 하락은 글로벌 긴축 종료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인데,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일각에서 긴축 장기화를 시사했기 때문이다.

앞서 12일(현지시간) 미셸 보먼 연준 이사가 유럽중앙은행(ECB) 주최로 열린 금융시스템 연례 심포지엄에서 "물가상승률이 계속 높고 노동시장이 긴축적일 경우 추가적인 통화정책 긴축이 적절할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금리가 장기적으로는 하향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로선 연준의 긴축 종료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워서 당장의 금리 향방을 가늠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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