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장기화 우려에···주춤했던 주담대 변동금리 4%대 재진입
긴축 장기화 우려에···주춤했던 주담대 변동금리 4%대 재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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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새 금리 하단 3%대에서 4%대로 '쑥'
긴축 장기화 관측에 시장금리 상승세 '전환'
은행 ATM기 앞에서 시민이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은행 ATM기 앞에서 시민이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연 3%대로 떨어졌던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하단이 일제히 4%대로 올라섰다.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섰기 때문인데, 글로벌 긴축 종료 시점을 예단하기 시기상조란 시각이 나온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이날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신규코픽스 6개월물·금융채 6개월물)는 연 4.11~6.972%를 기록했다. 지난달부터 지난주까지 3% 후반을 기록하던 주담대 변동금리 하단이 일주일 새 0.2%p(포인트) 가량 오른 것이다.

은행별 주담대 변동금리 하단을 살펴보면 국민은행(신규코픽스 6개월)이 연 4.11%로 가장 낮았다. 이어 △우리은행(신규코픽스 6개월) 연 4.22% △NH농협은행(금융채 6개월) 연 4.34% △신한은행 연 4.80%(신규코픽스 6개월) △하나은행 연 5.472%(금융채 6개월) 등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하락세로 접어들었던 은행 대출금리가 최근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시장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기준 은행채(무보증·AAA) 6개월물 금리는 3.797%다. 지난달 2일 금리(3.575%)와 비교하면 0.222%p 오른 수치다.

주담대 고정(혼합)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달 12일 기준 은행채(무보증·AAA) 5년물 금리는 4.132%로, 이는 지난달 2일 금리(3.961%) 대비 0.171%p 높다.

이에 따른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혼합)금리는 연 3.94~6.43%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3% 중반대를 기록하던 고정금리 하단은 이날 3% 후반까지 올라, 4%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글로벌 긴축이 곧 종료될 수 있단 기대감에 하락세를 기록하던 시장금리는, 최근 긴축이 장기화될 수 있단 가능성이 고개를 들면서 상승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이달 호주와 캐나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깜짝 인상한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행렬이 끝나지 않았다는 관측도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시장 전망에 따르면 연준은 이달 13~14일(현지시간) 열리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한 후 시장상황에 맞춰 다음달 금리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호주와 캐나다 중앙은행이 깜짝 금리 인상에 나서며 긴축의지를 보여준 것처럼 연준 역시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매파적인 입장을 강하게 보여줄 수 있다"며 "연내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지난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창립 제73주년 기념식에서 "기조적 물가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인플레이션은 아직 더디게 둔화되고 있어 안심하기에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결정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물가가 2%대에 진입하기 전 금리인상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 말까지 남은 은행채 만기물량도 은행 대출금리를 높이는 재료가 되고 있다. 이날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채 규모는 113조8223억원이다. 은행채 발행이 증가하면 채권금리가 오르는데, 이는 대출금리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큰 흐름에서 기준금리가 다시 연속적으로 오르지는 않더라도 물가가 잡히는 상황에 따라 금리가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은 높다"며 "대출금리도 당장 향방을 예단하기엔 이르지만 은행들이 인위적으로 인하하지 않는 이상 당분간은 오름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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