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갈아타기' 플랫폼 이달말 출시···'득실 걸림돌' 뛰어넘을까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 이달말 출시···'득실 걸림돌' 뛰어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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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30일 출시···53개 금융사·23개 핀테크 참여
제1·2금융권, 고객이탈 우려···핀테크 준비 '사활'
대출비교 시장, 가파른 성장세···"참여율 높아질 것"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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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손쉽게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플랫폼'이 정부 주도로 이달 말 출시된다. 장기간 이어진 고금리 기조에 대환대출에 대한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권별 이해관계가 다른 탓에 출시 초반 금융회사 간 '눈치싸움'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주도하는 대환대출 플랫폼이 오는 30일 출시될 예정이다. 대환대출은 은행, 저축은행, 카드, 캐피탈 등 금융회사 대출 상품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한눈에 비교하고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단순 상품 비교·분석을 넘어 대환신청과 대출실행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플랫폼으로, 앞으로는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다양한 대출상품 정보를 편리하게 찾아볼 수 있게 된다.

대환대출 플랫폼에는 은행 19개, 저축은행 18개, 카드사 7개, 캐피탈사 9개 등 53개 금융회사와 23개 핀테크 대출비교 플랫폼이 참여한다. 이달 말엔 개인신용대출에 대한 서비스부터 먼저 제공되지만 향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다양한 대출상품도 플랫폼에서 대환이 가능할 전망이다.

금융회사들은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서로 제휴를 맺는 등 대환대출 서비스 출시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시중은행 중 대환대출 참여를 공식화한 신한은행은 모바일뱅킹 앱 '쏠' 혹은 개별 플랫폼을 통해 대환대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저축은행업권은 빅테크 네이버파이낸셜과 대환대출 중개수수료 인하 등을 골자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특히, 대환대출 서비스를 고객유입의 기회로 삼으려는 핀테크 업체들이 인프라 구축에 가장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보다 많은 금융회사의 상품을 플랫폼에서 제공하고자 다양한 제휴 논의에 한창이다.

이번 대환대출 플랫폼의 흥행 여부는 얼마나 많은 금융회사가 참여할지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금융회사가 많이 참여할수록 대출자가 갈아탈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정부 주도로 출시되는 서비스인 만큼 금융회사 참여가 저조해 실효성이 부족해지는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출시 초반부터 전 금융회사 뛰어드는 모습은 아닐 것이란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업권별로 이해관계가 달라 출시 초반 눈치싸움이 불가피할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저축은행, 카드사 등 제2금융권은 참여 논의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대환대출 플랫폼이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타려는 수요에 맞춘 서비스인 만큼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2금융권으로의 유입이 많지 않을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KB국민은행, DGB대구은행 등 시중은행에서 출시한 제2금융권 대출 대환 서비스에 대출자들이 대거 몰린 것을 보면 제2금융권의 이같은 우려도 기우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경우 상생금융에 앞장서는 '맏형'인 만큼 대환대출 플랫폼 참여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은행들 역시 플랫폼 안에서 다른 은행들과 직접적으로 금리 경쟁을 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업권별 이해관계가 다른 탓에 출시 초반 흥행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현재 참여에 소극적인 금융회사들은 플랫폼이 시장에 안착하는 상황을 지켜본 후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단 분위기다. 실제 대환대출 인프라에 참여하는 토스·카카오페이·핀다·네이버파이낸셜 등 4개 플랫폼 업체는 이달 말 금융회사 10여곳과 우선적으로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가 고금리로 고통받는 차주들에게 이자절감 혜택을 주고자 야심차게 준비한 사업이기도 하고, 대환대출 시장의 성장성이 크다는 점에서 금융회사들의 참여율은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증명됐듯 시중은행이 출시한 '2금융권→1금융권' 대환대출의 인기가 상당했던 데다 향후 주담대까지 대환대출이 가능해진다면 차주 유입 규모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론 더 많은 금융회사들과 얼마나 빨리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내놓느냐가 시장 선점의 핵심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금융회사들이 출시 초반에는 (플랫폼 참여) 타이밍을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대출비교 비즈니스 분야는 각 금융회사들이 느끼기에 상대적으로 유불리가 있을 순 있겠지만 성장성 측면에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참여를 안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존에 운영되던 개인신용대출 비교서비스도 출시 초반엔 금융회사들의 참여가 미진했지만 2~3년 지나면서 은행을 포함한 대부분의 금융회사들이 참여할 정도로 시장이 커졌다"며 "대환대출 서비스도 비슷한 흐름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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