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모바일인증서 시장 '선두' 굳힌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공인인증서 폐지로 사설인증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KB국민은행의 'KB모바일인증서'가 범용성을 확보하면서 선두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은행권 사설인증서로서는 처음으로 국세청 등 공공기관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점유율 확대 발판을 마련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모바일인증서는 지난 2019년 7월 출시한 이후 18개월 만에 가입자수 610만명을 돌파했다. 은행권 공동 인증서비스인 '뱅크사인'의 가입자가 30만여명임을 고려하면 20배 이상이 KB모바일인증서에 가입했다는 의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2018년 9월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국무회의 심의가 이뤄진다는 소식을 듣고 미래의 인증서를 만들기 위해 준비했다"며 "인증서 사용에 무엇이 불편한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고 고객 불만들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인증서에 대한 고객 불만 사항은 △복잡한 발급절차 △복잡한 비밀번호 및 OTP·보안카드 이용 △1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번거로움 △보안성 우려 등이었다. 국민은행은 이같은 불만사항을 모두 해소하며 고객 편의성을 대폭 높였다.

우선, KB모바일인증서는 소프트웨어 보안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에도 보안기술을 적용했다. 'TEE(신뢰된 실행 환경)'라는 독립된 보안영역에 인증서를 자동 저장하도록 해 보안성을 강화했다. 특히, 모바일에서 지원하는 최대치의 보안기능을 활용해 안정성도 높였다.

인증서 설치와 로그인 방식도 대폭 간소화했다. 기존에는 국민은행과 거래하려면 영업점을 방문해야 했으나 KB모바일인증서를 통해 처음 거래하는 고객도 영업점 방문 없이 은행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모바일인증서 발급도 1분이면 가능하도록 했다.

KB모바일인증서를 이용하면 OTP나 보안카드 없이 6자리 간편비밀번호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유효기간이 지나면 갱신을 해야 하는 다른 인증서와 달리 유효기간도 설정하지 않아 주기적으로 갱신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결했다. 다만, 비대면 금융거래 안정성을 위해 1년간 거래하지 않는 경우 재발급을 하도록 하고 있다.

인증서 활용 범위도 확대하고 있다. 모바일뱅킹에만 초점을 두고 개발된 다른 민간인증서와 달리 스마트폰과 인터넷뱅킹에서도 연동 로그인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KB금융그룹 5개 계열사 애플리케이션에서도 KB모바일인증서로 로그인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KB손해보험의 다이렉트 애플리케이션과 웹사이트는 물론, KB생명·KB저축은행·KB증권·KB국민카드 등 다른 계열사에서도 금융거래가 가능하도록 통합인증체계를 구축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공공분야 전자서명 시범사업'에 최종 선정돼 은행 중 유일하게 국세청, 정부24, 국민신문고에서 자체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KB모바일인증서 가입 고객은 이날 국세청 로그인을 시작으로 △11일 정부24 연말정산용 주민등록등본 발급서비스 △15일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 △21일 국민신문고 민원·제안 신청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인증 비즈니스의 기반 확대를 위해 금융 및 공공기관에 우선적으로 진출하고 차후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똑똑한 'KB모바일인증서' 하나로 KB계열사의 모든 금융거래와 더 많은 공공기관에서의 거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