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SK그룹이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현금성 자산을 대량 확보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다음 먹거리를 위한 '빅딜'에 나서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20일 투자은행과 재계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연결 기준 SK그룹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3조1640억원으로 지난해 말 7조9818억원보다 약 5조원이 증가했다. 이는 반기기준으로는 회계 기준이 바뀐 2010년 이후 최대 폭이다. 연간으로 따지더라도 지난 2015년(6조6932억원 증가)이후 최대다.
기업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개월 이내에 현금화해 투입할 수 있는 대기 자금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현금 보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없기 때문에 최소화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SK의 경우 반년만에 현금 규모를 전년말대비 64.92%나 늘렸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상반기 2조2149억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음에도 1조8698억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천연가스 관련 사업을 벌이는 SK E&S도 같은 기간 현금성 자산이 1조원 넘게 늘었고, SKC와 SK네트웍스는 각각 4079억원, 3156억원의 현금을 만들었다. SK텔레콤(2182억원), SK건설(366억원) 역시 현금성 자산이 순증했다.
SK의 이같은 행보는 코로나19 사태로 급변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의 지분 일부를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SK루브리컨츠의 경우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를 미래 먹거리로 규정한 것과 충돌하는 부분이 있었다. 전기차는 엔진이 없기 때문에 더이상 윤활유가 필요 없다. SK이노베이션이 잘 될수록 SK루브리컨츠의 수익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다.
SKC가 SK바이오랜드를 매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기변동에 민감한 필름·화학분야에서 사업을 다변화하기 위해 2014년 바이오랜드를 인수했다가 배터리 소재 등 화학사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면서 화장품 사업을 현대HCN에 1205억원에 매각하게 됐다.
거액의 현금을 마련한 SK는 최근 그룹 내 신사업으로 부상한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매물이 나오면 거리낌없이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환경·디지털콘텐츠·사회적 가치창출 등에 대한 사업 검토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8일~20일 진행된 지식경영 플랫폼 '이천포럼'에서는 △환경 △일하는 방식의 혁신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행복지도 △사회적 가치 관리 계정(SV Account) 등을 주제로 한 강연과 토론이 이뤄졌다. SK그룹의 '딥 체인지(Deep Change)'를 위한 실질적 방법을 찾기 위함이다.
이와 관련 SK건설은 전날 국내 최대 종합환경플랫폼 업체인 EMC홀딩스 지분 100% 인수에 1조원 이상을 써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SK텔레콤은 토종 OTT 웨이브와 '초협력'해 넷플릭스에 대항하겠다는 입장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우리는 그동안 이해관계자의 개념을 확대하고 구성원, 주주, 고객이 함께 도약하고 성장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왔다"며 "우리 구성원 한사람 한사람은 이번 이천포럼에서 각자의 전문성과 스스로의 시각으로 탐색하고 연구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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