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자동차 판매 경쟁 치열
유통업계, 자동차 판매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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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다변화 나선 대형마트·이커머스·TV홈쇼핑 뛰어들어 
김필수 교수 "대리점-본사 간 이해관계서 합의점 찾아야"
경기 화성시 이마트 트레이더스 동탄점에서 지난 7월 11~24일 열린 '슈퍼카 로드쇼' 행사장에 전시된 차량. (사진=이마트)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유통업계에 자동차 판매 경쟁이 불붙은 모양새다. 대형마트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 TV홈쇼핑까지 자동차를 팔면서 사업 다변화에 나섰다. 소비자 입장에선 과거 대리점으로 한정됐던 자동차 구매 경로가 크게 확대된 셈이다. 유통업체도 자동차는 단가가 높아 판매실적을 높이는 효과가 크다.  

최근 신차 출고 지연 사태가 장기화되고,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카플레이션의 반사효과로 렌터카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또 친환경 소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동차 구매를 앞둔 소비자들 사이에 전기차 수요도 치솟았다. 

경기 화성시 이마트 트레이더스 동탄점에서는 지난달 11일부터 24일까지 슈퍼카 로드쇼를 열어 손님들에게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같은 슈퍼카 시승 기회를 줬다. 소비자들은 현장에서 슈퍼카도 구매할 수 있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동탄점에서는 슈퍼카 로드쇼 기간 중고 페라리 458 스파이더가 2억6500만원에 팔렸다.

이커머스도 자동차 판매에 뛰어들었다. 11번가는 2019년부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BMW(코오롱모터스), 폭스바겐, 쌍용자동차, 푸조, 시트로엥, 르노삼성 등 국내외 자동차 브랜드와 손잡고 상품을 선보였다. 온라인에서 구매 상담 신청자와 자동차 대리점을 이어주면서 본 계약과 차량을 인도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11번가를 거쳐 계약·출고된 차량 수는 2600대로, 2020년 1800대와 견줘 약 45% 늘었다. 11번가는 지난해 12월 27~28일 메르세데스-EQ의 첫 전기 세단인 더 뉴 EQS를 중심으로 시승 및 계약 행사를 열었는데, 이틀간 상담 신청 1300건을 기록했다.

11번가는 올해 쌍용자동차가 출시한 차량 토레스를 지난 7월 생방송했다.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차량을 장기 대여할 수 있는 SK렌터카 다이렉트 서비스를 선보였다. 별도 서류나 상담사 통화 없이 24시간 견적을 뽑을 수 있고, 11번가 내 SK렌터카 다이렉트 공식 스토어를 통해 SK렌터카 다이렉트의 빠른 배송(계약 후 7일 이내 인도)까지 그대로 이용 가능하다. 

TV홈쇼핑과 T커머스(데이터홈쇼핑)도 새로운 자동차 판매 채널로 떠올랐다. 롯데홈쇼핑은 롯데렌터카와 함께 장기렌터카를 방송하고 있다. 신차 대기 수요에 맞춰 7일 이내 출고 서비스 지원하는데, 프리미엄 세단(K8·그랜저)과 수입 세단(BMW S시리즈·아우디 A7), 인기 SUV(스포티지·팰리세이드)를 취급한다. 테슬라, BMW 일렉트릭, EV6, 니로 등 국내외 전기차 상담도 할 수 있다. 지난 7~8월 총 3회 렌터카 생방송을 통해 약 2만8000예약콜을 달성했다. 

SK스토아는 지난 5월 SK렌터카와 손잡고 전기차 폴스타 2의 장기대여 상품을 내놨다. 첫 방송 중 8건의 계약이 성사됐고, 약 400건의 견적 문의가 이뤄졌다. 해당 방송은 오후 7시부터 8시까지 짧은 시간이어서 8건의 계약 완료 실적은 주목할 만한 수치라는 게 SK스토아 쪽 설명이다. 방송 종료 후에도 계약 성사 실적이 늘어나 결국 16건을 달성했다고 한다.

해당 방송에선 신차 값의 30%를 선납할 경우 월 이용료를 44만6000원(48개월) 지불하는 상품을 소개했다. 타는 만큼 이용료를 지불하는 SK렌터카의 타고페이 계약자에겐 첫 달 200㎞ 무료와 200㎞ 추가 무료 혜택도 줬다. 

지난달 19일엔 사전 계약만 3만대 이상 기록한 쌍용자동차의 토레스를 방송했다. 이 방송 역시 SK렌터카와 함께 즉시 출고 가능한 물량으로 기획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방송 중 약 400건의 견적 조회 수를 기록하고 확보한 물량 모두 계약이 성사됐다.

송상수 SK스토아 문화서비스팀 매니저는 "모바일 실시간상거래(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 신차 출고 지연 사태 등으로 렌터카 장기대여 상품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SK렌터카와 유기적으로 협업해 인기 차종을 선보여 더 큰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유통업계가 자동차 판매량을 늘리려면 자동차 노조의 저항을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다양한 유통 채널의 자동차 판매는 전세계적 대세"라면서도, "기존 판매자들의 반발이 심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유통업계가 자동차 대리점과 본사 간 이해 관계에서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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