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김희철 한화임팩트 사장이 한화에너지의 대표이사를 맡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화그룹 3세경영 승계의 '키맨'으로 조명받고 있다.
23일 전자공시시스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지난 10월 1일 김희철 한화임팩트 대표이사를 지주부문 총괄로 신규선임했다. 한화에너지가 모회사였던 에이치솔루션을 흡수합병한 뒤 재출범하면서 인사도 함께 이뤄졌다.
한화에너지의 이번 결정은 김 사장이 그룹 내에서 손꼽히는 전략통이자 오너가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사업적인 측면보다는 '경영승계'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한화그룹의 경영 승계 핵심에는 에이치솔루션이 있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가 50%,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과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가 각각 25%씩 지분을 보유한 곳이다.
승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설립됐지만 일감몰아주기 이슈를 피해 회사를 쪼개고 합치다보니 사업이 급격하게 축소됐고, 최근에는 사실상 명분만 남은 곳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에이치솔루션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2018년 이후 매출이 비어있다.
그나마 믿을 구석이었던 한화임팩트((구)종합화학) 상장도 지난 6월 한화솔루션과 한화에너지가 삼성이 보유중이던 지분 24.1%를 1조원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철회됐다.
이후 김희철 사장은 승계 핵심에 있는 한화임팩트에 9월 1일 자리를 옮긴 데 이어 한달만인 10월 1일 한화에너지 대표이사에도 선임됐다.
에이치솔루션에 비해 훨씬 덩치가 커지고 일감몰아주기 이슈에서도 자유로워진 회사를 온전히 그에게 맡긴 것이다.
업계에서는 김희철 사장이 투트랙으로 승계작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한화임팩트를 통해 수소혼소 발전, 유전자 가위 등 기술을 발굴·투자해 그룹의 미래 먹거리와 3세의 경영성과를 만들어낸다. 김동관 대표와 김희철 대표는 수소 관련 박람회에 동행하는 등 한화의 태양광 사업에 이어 수소 사업에서도 함께 움직이고 있다.
두번째로 한화에너지를 활용해 ㈜한화의 지분을 계속 모아 승계를 지원한다. 한화에너지는 올해 3분기 기준 현금만 1157조원을 보유하고 있다. 주주에게 배당할 수 있는 이익잉여금도 7019억원 보유중이다.
한화에 편입된 이후 한 번도 배당을 하지 않았던 한화임팩트가 배당을 시작하게 되면 한화에너지의 현금성 자산은 더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임팩트의 현금성 자산은 3771억원, 이익잉여금은 2조7119억원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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