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K-mRNA' 컨소시엄 백신 3총사 무기는?
[초점] 'K-mRNA' 컨소시엄 백신 3총사 무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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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에스티팜·녹십자 기술력 인정···항암 백신·혁신신약 활용도 기대
GC녹십자 연구원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GC녹십자)
GC녹십자 연구원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GC녹십자)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토종 제약사 한미약품과 동아쏘시오그룹 원료의약품 계열사 에스티팜, GC녹십자를 주축으로 한 차세대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 백신 플랫폼 기술 컨소시엄(K-mRNA 컨소시엄)이 닻을 올렸다. 백신 플랫폼 기술 확보로 코로나19 백신 자급화는 물론 향후 항암 백신과 혁신 신약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컨소시엄은 내년까지 전 국민이 1인당 2회 접종 가능한 1억도스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를 위한 임상과 핵심 원료, 대량생산설비 구축에 7000억원 이상을 쏟는다.

그렇다면, 국내 수많은 제약사 가운데 이번 컨소시엄 주축이 한미약품과 에스티팜, GC녹십자 3사로 압축된 까닭은 무엇일까. 업계에선 기술력을 포함한 의약품 개발 역량에 답이 있다고 본다. 제약업계 한 인사는 "3사 모두 의약품 개발 역량이 우수하다고 꼽히는 곳"이라며 "에스티팜은 mRNA 백신 후보물질을 발굴해 개발하고 있고, 한미약품은 연간 매출액 20% 수준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신약 개발 회사라 합류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GC녹십자는 국내 신종플루 사태 때부터 백신을 개발해서 백신 국산화에 기여하고 공급하는 실력을 가진 회사"라고 덧붙였다. 

29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차세대 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플랫폼 기술 컨소시엄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협약서 서명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허경화 KIMCo 대표,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 김경진 에스티팜 사장, 허은철 GC녹십자 사장,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엄보영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본부장.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29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차세대 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플랫폼 기술 컨소시엄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협약서 서명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허경화 KIMCo 대표,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 김경진 에스티팜 사장, 허은철 GC녹십자 사장,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엄보영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본부장.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구체적으로 주요 무기를 살펴 보면, 한미약품은 mRNA 백신의 핵심원료 3종(Cationic lipid, PEG-lipid, Hanmi Cap)을 연간 1억도스 생산할 수 있다. 원료의약품 자회사 한미정밀화학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품질위원회(EDQM)로부터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 인증을 받았고, 세계 정상급 원료의약품 생산 능력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미생물 배양기를 통한 플라스미드(Plasmid) 디엔에이(DNA)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생화학 반응기가 있어 연간 1억2000만도스의 mRNA 원액 생산과 정제가 가능하다. 미국 제약사 스펙트럼이나 머크 앤드 컴퍼니(MSD), 스위스 제약사 로슈의 자회사인 제넨테크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는 이점도 있다.

에스티팜은 특허 해결된 mRNA 핵심 기술과 코로나19 백신 비임상 독성시험 후보 물질을 확보했다. 29일엔 지질나노입자(LNP) 기반 코로나19 mRNA 백신 자체 후보물질 중 STP2104를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에스티팜은 mRNA 합성과 항체 생성에 핵심적인 기술인 5프라임-캐핑(5'-Capping) 기술과 LNP 약물 전달체 기술도 갖고 있다. mRNA 백신의 주요 원료인 캡유사체와 LNP 주요 2종 지질을 연간 5억도스 생산할 수 있으며, mRNA 대량생산을 위한 전용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지난달 말엔 mRNA 전용 GMP 설비를 완공하고 시생산을 하고 있다. 

GC녹십자는 창립 50년이 넘는 국내 백신 1위 기업으로, B형 간염이나 감염병 백신(신종플루, 조류인플루엔자) 개발 경험이 풍부하다. 연간 4억도스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cGMP 공장이 있으며, 원료 제조 후 충진·포장하는 완제 공정을 갖추고 있다. 물류 시스템 덕에 상온 3억6000만도스, 냉장 9000만도스의 백신 물량을 동시 보관할 수 있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한 mRNA 플랫폼 코로나19 백신을 운반한 경험도 있다.  

코로나19 백신 종류 (도식=식품의약품안전처)
코로나19 백신 종류 (도식=식품의약품안전처)

이처럼 각사가 지닌 특출난 강점 때문에 한미약품이 원료를 생산하면 에스티팜이 백신 원료를 합성·정제·조성하고, GC녹십자가 충전·완제 과정을 맡을 거란 예상 시나리오도 나온다. 그러나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측은 "역할을 조율 중"이라며 "기존에 잘하는 분야를 중심으로 담당을 나누겠지만 지금 단계에선 확정됐다고 말하기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역량 있는 다른 제약사에 대해서도 문을 열어두고 있지만, 아직 어느 곳이 들어올지 결정된 건 없다"고 했다. 

수익 배분에 대한 질문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어떤 회사는 기술을, 또 다른 회사는 생산과 유통만 제공할 수 있고, 자금만 보탤 수도 있다. 계약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라 기여도 같은 기준을 두고 분배할 수 있을 것"이라며 "프로젝트 기여도나 계약 관계, 투자 규모, 성과를 보고 추후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세계 mRNA 백신 시장 규모는 올해 640억달러(72조원)로 예측되며, 연평균 11.9% 성장해 2027년 1270억달러(14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모더나와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세계에서 처음 상용화된 mRNA 백신이다. 모더나는 해당 백신으로만 올해 1분기 매출 19억3700만달러(2조2000억원)의 90%를 벌었다. 올해 백신 매출 목표로 192억달러(21조8000억원)를 제시했다. 화이자는 올해 코로나19 백신으로 260억달러(29조5000억원)를 벌 것으로 전망된다.

◇ 용어 설명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 백신=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백신은 대부분 약하거나 비활성화한 세균을 몸속에 넣지만, mRNA 백신은 신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단백질 또는 단백질 조각 생성 방법을 세포에 가르치는 방식이다. 코로나19 유발 바이러스 표면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과 유사한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도록 세포에 지시해 코로나19 자연 감염에서 일어나는 것과 같은 면역반응을 일으켜 항체를 만들도록 한다.

▲지질나노입자(LNP)=지질나노입자는 지름 100nm(나노미터·1nm은 10억분의 1m)의 작은 지방 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 mRNA는 온도나 화학물질 같은 주변 환경에 취약하며, 인간의 몸 속에는 리보핵산(RNA)을 분해하는 여러 효소들이 있다. LNP는 이 같은 체내 면역반응, mRNA의 자체 불안정성에서 mRNA 분자를 보호한다. LNP는 이온화지질, 콜레스테롤, 폴리에틸렌글리콜(PEG)로 구성되는데, 이온화지질은 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막을 mRNA가 쉽게 통과할 수 있는 역할을 담당한다. 콜레스테롤은 입자의 모양을 유지하고 세포 내 내용물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질로 RNA를 전달한다. 폴리에틸렌글라이콜은 세포 내로 안전하게 전달된 LNP가 몸속에 장기간 머물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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