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호조에···10대 건설사 정비사업 수주 69%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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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형' 현대건설, 올해 4조7383억원 '역대 최대'
포스코·롯데·GS는 '2조 클럽'···'1조 클럽도' 9곳
10대 건설사 CI.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기업이미지(CI). (사진= 각 사)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올해 국내 건설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현장이 '셧다운(공사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자 국내 도시정비사업에 집중했다. 그 결과, 건설사별로 역대 최대 수주실적을 기록한 것은 물론 올해 신규 수주 1조원을 넘어선 업체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내년에도 주택공급 확대 기조에 따라 건설업계는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들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총액은 18조7817억원으로 지난해(11조930억원)보다 69.3% 급등했다. 극심한 부동산 시장의 혼란과 코로나19 사태에도 건설업계는 재개발·재건축 등 국내 정비사업에 집중하며 '위기 속 기회'를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안전진단 기준 강화 등 정비사업 규제를 쏟아내며 역성장한 지 1년 만에 괄목한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는 '맏형' 현대건설의 실적이 단연 돋보였다. 현대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만 4조7383억원을 수주했는데, 이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지난 6월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한남동 '한남3구역'(1조7000억원)을 수주하면서 2017년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수주로 4조6468억원의 최대실적을 기록한 뒤 3년 만에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한남3구역 수주전을 주도했던 당시 윤영준 주택사업본부장은 수주 공로를 인정받아 내년 현대건설을 이끌 사장단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이어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 GS건설 등은 상위 건설업체의 척도인 도시정비사업 수주 '1조 클럽'을 넘어 '2조 클럽'에 안착했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리모델링을 포함해 총 2조7456억원의 도시정비사업 수주고를 기록하며 2위에 올라섰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5월 서울 잠원동 '신반포21차'를 수주하며 강남권 교두보 확보에 성공한 것은 물론, 하반기 9000억원에 달하는 부산 '대연8구역'까지 따내면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롯데건설 역시 상반기에 공사비만 9255억원에 달하는 '갈현1구역' 재개발을 수주하며 일찌감치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고, 올해 총 2조6326억원의 수주고를 달성했다. 수주 건수는 총 8곳에 불과하지만 '알짜배기' 사업지 수주에 성공했다는 평가와 함께 지난해(1조1400억원) 대비 130% 성장했다.

GS건설은 상반기 유일하게 서울 옥수동 '한남하이츠'(3287억원)만을 수주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이기도 했지만, 1조원이 넘는 부산 '문현1구역'을 필두로 하반기에만 2조원 넘게 수주하는 등 총 2조5092억원의 수주고를 기록하며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1조4207억원을 기록하는 등 처음으로 '1조 클럽' 가입에 성공하며 5위를 기록했고, 대림산업과 삼성물산이 각각 1조3958억원, 1조487억원을 기록하며 6·7위에 올랐다. 5년 만에 정비사업에 복귀한 삼성물산은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서울 내 '신반포15차', '반포3주구' 등을 따내며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뤘다. 이밖에도 △대우건설 8728억원 △HDC현대산업개발 7770억원 △SK건설 641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상위 10개사 외에도 1조 클럽을 달성한 중견사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중흥토건은 올해 1조1553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원 수주에 성공했다. 지난 2015년 도시정비사업 팀을 신설한 지 6년 만이며, 총 수주액도 5조원을 넘어섰다. 대림건설(1조746억원) 역시 창사 이래 처음으로 도시정비사업 수주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7월 삼호·고려개발 합병으로 탄생한 대림건설은 지방 광역시 중대형 사업을 위주로 적극 공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도시정비사업이 활성화된 데에는 분양 사업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집값 안정을 위해 정부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를 연이어 쏟아냈고 수주환경이 악화되며 상위권 수주 규모는 줄어드는 듯 보였다. 그러나 올해 전반적으로 주택 경기가 활성화되고 가격 상승 국면에 들어서면서 분양 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자 그동안 답보됐던 정비사업장들이 활성화됐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과거에는 단순히 집이 없어 어느 곳에서든 주택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현재는 수요자들이 더욱 살기 좋은 집, 양질의 집을 찾고 있기 때문에 정비사업의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태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전국적으로 주택 경기가 좋아 서울 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그동안 관심이 적었떤 정비사업지들이 크게 늘어났고, 건설사들도 이들의 사업성이 준수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수주 시장이 활성화됐다"라며 "변수가 여전히 많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직주근접·인프라 등이 갖춰진 곳으로 들어가고 싶어하는 수요가 많아졌고, 과거 막연하게 생각하던 정비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많이 해소되면서 도시정비사업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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