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3차 발사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 3차 발사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이달 말 네 번째 발사에 나선다. 이번 발사는 정부 주도로 이뤄졌던 이전 발사들과 달리, 민간기업이자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과 조립에 본격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전날 언론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명회를 열고 누리호 4차 발사 준비 현황을 공개했다. 발사는 오는 27일 새벽 00시 54분부터 01시 14분 사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진행된다. 한영민 항우연 우주발사체연구소장은 "이번 발사는 누리호 첫 새벽 발사"라며 "운영 인력 피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마지막까지 휴먼 에러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차 발사 주 임무는 한국항공우주(KAI)가 개발한 차세대 중형위성 3호를 고도 600km의 태양동기궤도에 올려놓는 것이다. 한 소장은 "중형위성 3호의 주 임무인 우주 자기장과 오로라를 관측하려면 누리호가 현지시각 12시 40분에 적도를 통과해야 한다"며 "이 궤도에 정확히 진입하기 위해 새벽에 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탑재로는 큐브위성 12기가 함께 실린다. 총 중량은 960kg으로, 직전 3차 발사 당시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설계도 일부 개선됐다. 주탑재위성 1기만 실을 수 있었던 기존 어댑터 대신 다양한 위성 탑재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다중위성 어댑터가 적용됐다. 큐브위성 수가 늘어난 만큼 두 기를 동시에 분리할 수 있는 이중화 발사관 구조도 추가됐다. 또한 위성 사출 과정을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카메라도 늘렸다.

이번 발사는 체계종합기업 한화가 제작과 조립에 참여한 첫 발사이기도 하다. 이전 1~3차 발사에서는 항우연이 전 과정을 주도했으나, 4차부터는 한화가 본격 참여했다. 발사 운용에 투입된 한화 인력은 3차 21명에서 4차 32명으로 늘었다. 현재 나로우주센터에는 항우연 연구진 약 70명과 한화 관계자 30여명 등 총 100여명이 상주하며 막바지 점검을 진행 중이다. 한 소장은 "5차, 6차 발사를 거치며 발사대 운영 기술을 이전하고, 7차부터는 한화 주도로 발사체 생태계를 완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항우연은 발사 당일 기상과 우주 환경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국제우주정거장(ISS)과의 충돌 가능성을 고려해 발사 시각은 오는 26일 오전 8시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한 소장은 "발사 당일 새벽 1시 12분경 ISS가 약 200km까지 접근할 것으로 예상돼 이 시간대를 피해 발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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