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여의도 본사(사진=현대카드)
현대카드 여의도 본사(사진=현대카드)

[서울파이낸스 박영선 기자]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국내 카드사들의 순익이 대부분 전년 대비 감소한 가운데, 현대카드가 견조한 성장을 기록했다. 

삼성카드는 작년과 비교해서는 줄었지만, 실적을 발표한 6개 카드사 중 가장 많은 순익을 거두며 이번 분기에도 업계 1위 자리를 수성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1, 2위를 다투는 신한카드는 영업수익에서 1위를 차지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현대카드가 실적을 발표한 카드사 중 유일하게 순익 증가에 성공했다. 

현대카드의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2550억원으로 전년 동기(2401억원) 대비 6.2% 늘었다.

영업수익은 지난해 동기(2조5426억원) 대비 8.0% 오른 2조7464억원을 기록했다. 카드수익과 이자수익 모두 작년과 비교해 늘었는데, 특히 이자수익이 1조242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조1045억원) 대비 1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황 부진에도 순익이 증가한 데에는 신용판매와 금융수익 영향이 컸다. 현대카드는 3분기 중 '알파벳카드'를 출시하며 흥행에 성공하는 등 우량 회원 확보에 주력한 바 있다. 우량 회원에 집중하면서, 현대카드의 프리미엄 회원은 1261만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36만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연체율도 개선돼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9월 말 기준 현대카드의 연체율은 1.16%로, 전 분기(1.19%) 대비 0.03% 개선됐다. 직전 분기 기준 카드사 전체 평균 연체율이 1.97%에 육박한 점을 감안하면 업계 선두 수준이다. 

(왼쪽부터) 삼성카드, 신한카드 본사 전경 (사진=각 사 제공)
(왼쪽부터) 삼성카드, 신한카드 본사 전경 (사진=각 사 제공)

삼성카드는 6개 카드사 중 순이익 규모가 가장 컸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 49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5315억원)보다는 6.4% 줄었다. 

영업수익은 3조3325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790억원) 대비 8.2% 증가했다. 신용카드 수익이 2조6765억원으로 동 기간(2조5777억원)과 비교해 3.8% 늘었다. 이 중 신용판매 부문이 작년 동기보다 519억원(2.9%) 증가한 1조8516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카드의 경우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수익이 가장 많았다.

신한카드의 3분기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4조3417억원) 대비 4.9% 늘어난 4조5545억원을 기록, 삼성카드를 앞질렀다. 할부금융 수익이 2077억원으로 작년 동기(1803억원)와 비교해 15.2% 증가한 반면 법인세 부담은 1141억원으로 동 기간(1625억원) 대비 29.8% 줄면서 수익이 성장한 흐름이다. 당기순이익은 3804억원으로 작년 동 기간(5528억원)과 비교해 31.2% 감소했다.

다만 세 곳 모두 대손비용 부담이 커지며 순이익이 제약을 받았다.

유일하게 순익이 증가한 현대카드도 안정적인 수익 기반은 확보했지만, 대손비용 부담이 컸다. 현대카드는 3분기 영업비용이 2조4177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2362억원) 대비 8.1% 증가했다. 대손비용이 3342억원으로 전년 동기(2808억원)와 비교해 19.0% 늘어난 영향이다. 

삼성카드 역시 대손비용 부담이 순익 부진으로 이어졌다. 3분기 삼성카드의 누적 대손비용은 5518억원으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13.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카드는 희망퇴직 등 일회성 요인과 함께 대손비용 부담이 실적을 끌어내렸다. 3분기 기준 신한카드는 대손충당금전입액이 6698억원으로 작년 동기(6180억원) 대비 8.4%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4분기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기존 사업을 적극 확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연체율이 개선세에 접어들었지만 대손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건전성 관리에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대손비용이 순익에 미치는 타격이 크다보니 카드사들은 연체율을 최우선으로 방어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실적을 끌어올리는 것보다 경영 효율화에 집중,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수수료율이 계속 인하되고 있고 카드론도 축소되고 있어 제휴나 신사업 등을 발굴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지속 인하되고 있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카드론 수익도 줄어들고 있어 이 부문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카드사들이 중금리대출 등의 영역을 확대하면 해당 성과 여부에 따라 이익 향방이 나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파이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