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타결···"현금 2000억·조선 협력 1500억 달러"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됐다.

정부가 현금투자 2000억달러,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 등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합의했다고 29일 밝혔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대미 금융투자 3500억달러는 현금투자 2000억달러와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로 구성된다"면서 "일본이 미국과 합의한 5500억달러 금융패키지와 유사한 구조지만 우리는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달러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200억달러 한도 내에서 투자하기 때문에 우리 외환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 있으며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 시장 불안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별도 근거도 마련됐다.

투자 약정은 2029년 1월까지지만, 시장에서 매입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조달하기로 합의해 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완화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김 실장은 "원리금이 보장되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MOU 문안에 명시하기로 했다"며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국과 미국이 수익을 5대5로 배분하기로 돼있으며, 20년 내 원리금을 전액 상환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 비율을 조정할 수 있도록 양해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미 투자 협상은 조선업 협력(마스가, MASGA)에 1500억달러를 투자하는 것이 포함됐으며, 우리 기업의 투자와 함께 보증도 포함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특히 신규 선박을 건조할 때 장기 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선박금융을 포함해 외환시장의 부담을 줄이는 한편, 우리 조선사들의 수주 가능성도 높였다.

이번 합의에 따라 상호관세는 15%가 적용된다. 또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도 15%로 인하된다

품목 관세 중에서는 의약품, 목재 제품은 최혜국 대우를 받게 되며, 항공기 부품, 제네릭, 의약품,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 자원 등은 무관세를 적용받는다.

반도체는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는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

민감성이 높은 쌀, 쇠고기 등을 포함해 농업 분야에서 추가 시장 개방을 방어했고, 검역 절차 등에서의 양국간 소통 강화도 합의했다.

김 실장은 "한미 금융 패키지가 우리 산업 경쟁력을 한층 더 발전시키고 우리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 확대 기반이 돼 양국간 산업 공급망 협력이 더욱 공고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후속 절차에도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