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미국의 고율 관세 여파로 3분기 한국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 실적이 주춤할 전망이다. 업계는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방문을 계기로, 관세율이 현행 25%에서 15%로 인하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 3사(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는 5415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3% 감소한 수치다. 업체별로는 한국타이어가 4059억원으로 13.7% 줄고, 금호타이어는 952억원으로 32.1%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넥센타이어는 404억원으로 29.5% 줄어든 실적이 예상된다.
이 같은 부진이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 각 사는 관세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생산 거점 조정과 시장 다변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현지 생산 물량 확대를 위해 올해 말까지 테네시 공장 2단계 증설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지 생산 비중을 높이고, 고인치·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능력을 키워 관세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나아가 다이나프로 등 핵심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미국 시장 내 공격적인 매출 성장 기반을 다진다는 구상이다.
금호타이어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불안정한 대외 환경 속에서도 제품, 광고, 가격 등을 유연하게 조정하며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특히 미국 빅3 완성차 업체와의 거래를 확대하고, 프리미엄 및 전기차용 타이어 공급을 늘려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개선을 추진 중이다. 관세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넥센타이어는 국내 타이어 3사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지역 생산 거점을 보유하지 않아 관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구조다. 이에 회사는 지난 5월부터 판가를 단계적으로 인상하며 대응에 나서는 동시에 유럽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지역별 판매 비중을 재조정해 다변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넥센타이어는 미국 공장이 없어 관세 부담이 가장 큰 업체이지만, 판가 인상과 환율·물량 증가, 고인치 제품 비중 확대로 관세 영향을 일부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는 3분기를 관세 부담이 본격 반영된 실적 바닥 국면으로 보고 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타이어 업체들의 3분기 실적은 미국발 관세 부담으로 주춤하겠지만, 한미 정부 간 협상으로 관세율이 15%로 낮아진다면 판가와 원가 차이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