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최근 대형건설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 등이 정비사업 전략을 새롭게 재편하며 노후 아파트를 겨냥한 새로운 리모델링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2000년대 준공 단지를 대상으로, 규제가 많고 절차가 복잡한 재건축과 리모델링 대신 커뮤니티 시설, 외관, 인테리어 등을 수선하는 사업에 집중한다. 공사 기간을 절반으로 줄이거나 이주 없이 리뉴얼하는 동시에 스마트 홈과 친환경 기술을 적용해 시장 선점에 나섰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넥스트 리모델링'을 최근 공개하고, 기존 골조를 활용해 내·외관을 전면적으로 개선하는 방식으로 신축 아파트 수준의 성능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철거나 증축 등 위험 공종 없이 건물 구조를 유지해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고, 공사 기간도 기존의 절반인 2년 이내로 줄인다.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과 부산, 대구, 광주 등에서 2000년대 지어진 12개 아파트 단지와 파트너십을 맺고 맞춤형 패키지를 선보인다.
삼성물산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LX하우시스 등과 협력해 스마트홈, 친환경 자재, 에너지 절감, 자동주차 등 기술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으며, 자체 주거 플랫폼 '홈닉'과 미래 주거 모델 '넥스트 홈 테스트 베드'에 적용한 기술을 결합해 스마트홈 환경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6월 '이주 없는 리뉴얼'을 도입해 외관·커뮤니티·조경 등 공용부 중심 수선으로 신축 수준 생활 품질과 자산 가치를 실현하며, 입주민의 만족도와 단지 브랜드 가치까지 높이고자 한다.
삼성동 힐스테이트 2단지 등 노후 아파트를 대상으로, 엘리베이터 교체, 층간소음 저감, 고성능 창호, 에너지 절감 설비, 스마트 출입 제어 등 첨단 기술을 적용했다.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한 절차 간소화와 2년 미만 사업 기간으로 부담을 줄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입주민의 만족도 향상뿐 아니라 지역 단지 전반의 가치 상승에도 기여할 계획"이라며 "신축 아파트와의 가격 격차를 해소함으로써, 구도심 노후 단지의 브랜드 재정립은 물론 인근 부동산 시장의 가격 안정과 도시 미관 개선 등 다층적인 파급 효과를 유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건설사들의 리모델링 전략이 노후 아파트가 밀집한 도심 주거지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아파트 1263만 가구 중 47%가 준공 20년 이상을 넘으며, 30년 연한에 미치지 못하는 380만 가구는 법적 재건축이 불가능하다. 재건축은 안전진단·분담금·조합설립 등으로 인허가에만 5년 이상 걸리고, 기존 리모델링도 증축 위험과 비용 부담 등으로 한계가 있었다.
이 같은 건설사들의 다양한 시도와 맞춤형 리모델링은 최근 9.7 주택 대책에서 조합 총회 전자 의결과 주택건설사업자 등록 없이 사업 가능 등 제도 개선과 맞물려 정비 사업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태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재건축 사업은 주민 다수(70%)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상당한 비용과 노력, 시간이 소요되는 난이도가 높은 사업으로, 현실적으로 소수 지역의 일부 단지만 재건축 사업 추진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국민들이 양호한 품질의 주택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하고 주거환경 악화로 인한 슬럼화 예방을 위해 단지별로 부담 가능한 범위에서 선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맞춤형 리모델링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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