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금호건설,두산건설,중흥건설 사옥(시계방향으로) (사진=각사)
GS건설,금호건설,두산건설,중흥건설 사옥(시계방향으로) (사진=각사)

[서울파이낸스 김예온 기자] 건설경기 침체로 업황이 얼어붙은 가운데 국내 건설사들의 신입 채용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건설사들은 하반기 신입 공채를 이어가며 장기적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19일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중 62.8%가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건설·토목 업종은 고용 위축이 두드러졌다. 해당 업종 기업의 50%는 "채용 계획이 없다", 33.3%는 "계획이 미정"이라고 밝혀, 사실상 10곳 중 8곳이 불확실성에 놓인 셈이다.

이처럼 냉각된 고용 환경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GS건설·삼성물산 건설부문 등 대형사는 물론, 중흥건설·두산건설·금호건설·CJ대한통운 건설부문 등 일부 중견사들은 정기 신입 공채를 통해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는 최근 주요 대기업들이 수시 채용 중심으로 전환한 것과 대비된다. 채용 규모는 줄더라도, 정기 공채라는 '입구'를 열어두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실제 건설업 고용 부진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건설업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13만2000명 감소하며 1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10대 건설사들의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살펴보면 현대건설·DL이앤씨·롯데건설·SK에코플랜트·현대엔지니어링·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GS건설 등 대부분이 최근 3년(2022~2024년)간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줄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토목 설계 분야에서 일하는 20대 직장인 A씨는 "이직을 하고 싶어도 공고 자체가 줄어 기회가 적다"고 토로했다. 건설 설계사 취업을 준비 중인 B씨도 "작년 하반기부터 채용 축소를 체감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채용 기회는 급격히 줄었지만, 정기 공채를 이어가는 기업이 있다는 사실은 청년들에게 여전히 도전의 창구가 열려 있음을 의미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원자들의 스펙은 높아지고 있지만 업황 악화로 대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눈을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고용 부진 장기화를 우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불황 속 신입 채용은 기업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사회적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신입 공채를 진행하는 건설사의 한 인사담당자는 "신입 간 역량 차이는 크지 않다"며 "애사심을 갖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인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채용 숫자 채우기가 아니라, 불황을 함께 이겨낼 '동반자' 확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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