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포스코가 HMM 인수를 추진하면서 재계 순위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삼일PwC, 보스턴컨설팅그룹, 대형 로펌 등과 계약을 맺고 자문단을 꾸려 HMM의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다.
HMM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신임 회장으로 내정된 박상진 전 한국산업은행 준법감시인도 HMM의 민영화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힌 만큼 인수에 나선다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박 내정자는 "HMM 민영화가 필요해진 시점으로 매각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가 HMM을 인수한다면 국내 대기업 순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5월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포스코는 공정자산총액 137조8160억원으로 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HMM은 33조4530억원의 자산을 보유해 17위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때문에 포스코가 HMM을 인수하면 자산총액은 170조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포스코 바로 위에 위치한 롯데그룹은 143조3160억원인 점을 고려한다면 HMM을 인수한 포스코는 단숨에 재계 5위로 상승할 수 있다. 앞서 포스코는 2024년 롯데그룹을 제치고 재계 5위에 자리잡은 적이 있다. 당시 이차전지 시장이 호황기를 이루면서 이차전지 소재 자회사인 포스코퓨처엠의 호실적이 이어졌다.
그러나 2024년에 포스코와 롯데의 자산 차이는 7000억원 수준이었으나 포스코가 HMM을 인수하게 된다면 20조원 이상 격차를 벌리면서 5위 자리를 굳히게 된다. 앞서 2023년 당시 대우조선해양(現 한화오션)을 인수한 한화그룹은 자산총액이 83조280억원(2023년)에서 112조4630억원(2024년)으로 늘어나면서 8위 HD현대(84조7920억원)와 격차를 벌리고 7위 자리를 굳혔다.
특히 7위 한화는 최근 '마스카' 프로젝트 참여와 조선·방산업 호황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 장비를 제조하는 한화세미텍 역시 AI 반도체 호황에 따라 가치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반면 롯데는 정부의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롯데케미칼의 생산설비 축소 등 사업재편이 예고돼있어 자산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HMM 인수가 완료되면 포스코가 5위를 굳히고 롯데와 한화가 6, 7위 자리에서 엎치락 뒤치락 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포스코 관계자는 HMM 인수 여부에 대해 "그룹 사업과 시너지 창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