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완일 기자] 포스코가 2분기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해외 거점 투자를 계획 중이다. 하반기 중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반덤핑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며 이에 따라 철강 업황 개선이 기대됨에 따라 적극적인 투자로 회복세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
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올해 2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 610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한 업황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 5.7%를 기록하며 2023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분기 실적 및 2분기 연속 실적 회복세를 나타냈다.
이와 같은 실적 개선은 철강 부문 영업이익이 개선된 덕분이다. 포스코는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가격 하락으로 매출액은 줄었으나, 판매량 증가 및 철광석·원료비 하락으로 인한 마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또한 중국산 후판에 이어 열연강판도 정부가 반덤핑관세를 부과할 계획과 중국의 감산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이유에서 올해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31일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중국의 감산이 예상대로 이뤄지면 하반기 실적 개선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후판 반덤핑관세로 만성 적자였던 후판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등 수익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철강업의 전반적인 회복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포스코는 적극적인 해외 투자를 통해 철강 부문 실적 회복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해외 제철소 투자와 관련해 기존 발표했던 현대제철과의 미국 합작 제철소 건설, 인도 현지 합작 제철소 건설, 호주 와일라 제철소 인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이 중에서 호주 와일라 제철소의 경우 포스코가 해외 철강기업들과 힘을 합쳐 인수를 준비 중이다. 포스코는 호주 블루스코프, 일본제철, 인도 JSW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남호주 주정에 와일라 제철소 인수에 관한 예비적 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은 향후 남호주 주정부의 정밀 실사 등을 거쳐 최종 인수자로 선정될지 여부가 결정된다.
포스코의 와일라 제철소 인수는 철강 원료 자립과 미래형 철강 생산체계 구축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자철광 채굴이 가능한 광산과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와일라 제철소 지역은 장기적으로 수소환원철 생산과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941년 가동을 시작한 와일라 제철소는 연간 120만톤(t) 규모의 봉형강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경영 실패로 호주 주 정부의 관리 아래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는 남호주의 풍부한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와일라 제철소를 통해 저탄소 철강 생산 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친환경 철강 생산 체제로 변화하는 글로벌 흐름 속에서 저탄소 원료 확보와 탄소국경세(CBAM) 대응이 가능한 제철소란 점에서 새로운 전략적 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 와일라 제철소는 봉형강 위주의 생산 체계, 노후화된 설비 등으로 포스코가 계획하는 직접환원철, 열간압축환원철 등을 가공해 공급하는 역할을 빠른 시일 내에 수행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이에 포스코는 중장기적 전략을 통해 제철소를 개선하고 한국, 인도 등에 철강 제품을 공급하는 전진기지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특히 현재 포스코는 열간압축환원철을 호주에서 수입해 사용 중이다. 향후 와일라 제철소 인수를 통해 현지 생산이 이뤄지면 비용 및 물류비 절감에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호주 와일라 제철소 인수에 관해 "제철소가 연 120만t 규모의 봉형강 위주라 직접적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자철광산을 갖고 있는 메리트가 있다"며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연계하면 중장기적으로 저탄소 원료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기에 다양한 기회와 가능성을 고려하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호주 블루스코프의 주도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와일라 제철소 인수에 관한 내부 심사를 진행 중"이라며 "인수 후 제철소 운영 및 지분에 관해서는 따로 논의하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