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닉 E테크 일렉트릭 주행 (사진=르노코리아)
세닉 E테크 일렉트릭 주행 (사진=르노코리아)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르노 전기차 플랫폼을 토대로 개발된 '세닉 E테크 일렉트릭'은 SUV 실루엣에 고효율 배터리, 탄탄한 서스펜션 등을 갖춰 전동화 시대 가족용 전기차의 새 기준을 제시한다. 지난 17일 강원 춘천 일대에서 이 차량을 시승했다.

세닉 E테크 일렉트릭은 르노 계열사 암페어가 개발한 준중형 전기차 플랫폼 'AmpR 미디엄'을 기반으로 한다. 이 플랫폼은 차체 하부에 배터리를 배치하고, 모터를 프론트 액슬에 맞물려 실내 공간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 4470밀리미터(mm), 전폭 1865mm, 전고 1590mm, 축거 2785mm로, 동급 중 가장 큰 수준을 자랑한다. 실제 착석 시 1열과 2열 모두에서 넉넉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은 87킬로와트시(kWh)다. 제원상 1회 충전으로 최대 460킬로미터(km)까지 주행할 수 있으며, 130킬로와트(kW)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잔량 2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0분이다. 시승 거리가 길지 않아 주행 가능 거리를 끝까지 소진하거나, 충전 성능을 직접 확인해보지는 못했다.

최고출력 218마력을 내는 모터는 점진적으로 속도를 끌어올리며 내연기관차처럼 자연스럽게 힘을 풀어놓는다. 가속 시 멀미가 날 정도로 이질적인 주행 감각을 주는 일반적인 전기차와는 결이 다르다. 회생 제동은 5단계로 조절할 수 있으며, 1~3단계 제동 느낌은 감속 페달을 지그시 밟았을 때와 유사하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자마자 후드 앞쪽이 급격히 쏠리는 거친 움직임은 없다. 

(왼쪽부터) 세닉 E테크 일렉트릭 1열,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 (사진=르노코리아)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부드럽다. 요철을 말끔히 흡수해 거칠거나 뻣뻣한 느낌 없이 노면을 매끄럽게 타고 지나간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충격이 효과적으로 흡수한다. 기대를 뛰어넘는 세련된 움직임이다. 차체 하부에 삽입된 흡음재와 정교하게 설계된 차음 구조는 외부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 실내 정숙성 또한 만족스럽다.

안전사양은 풍부하다.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30개 이상의 주행 보조 기능뿐 아니라 차량 화재나 충돌 사고 발생 시를 대비한 대응 체계도 갖추고 있다. 배터리 화재 진압을 위한 파이어맨 액세스, 에어백 전개 시 배터리 전원을 차단하는 파이로 스위치 등 르노 고유의 안전 기술 역시 지원한다.

스티어링 휠은 손에 자연스럽게 감기며, 계기판은 주행 정보를 직관적으로 전달해 운전 몰입감을 높인다. 운전 자세는 편안하고, 전방 시야도 탁 트여 있다. 머리 위에 위치한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는 특유의 기능으로 눈길을 끈다. 유리 전면을 불투명과 투명으로 전환할 수 있어, 햇빛이 강할 땐 실내로 유입되는 열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르노코리아에 따르면 자외선 차단율은 99%에 달한다. 외관은 날카로운 헤드램프, 다이아몬드 패턴 20인치 휠 등이 어우러져 독창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가격은 5159만원부터 시작하고, 정부지자체 보조금을 받으면 4000만원대에 구매 가능하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준중형 전기 SUV 시장에서 안정적인 주행성능, 풍부한 안전사양, 뛰어난 거주성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만큼, 전기차로의 전환을 고려 중인 가족용차 수요자들에게 주목할 만한 선택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세닉 E테크 일렉트릭 주행 (사진=르노코리아)
세닉 E테크 일렉트릭 주행 (사진=르노코리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파이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