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추진 중인 AI 기반 미래 전략이 글로벌 기술 동맹, 통합형 소프트웨어 플랫폼 구축,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등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사진은 CES2022에서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에 등장하는 정 회장의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추진 중인 AI 기반 미래 전략이 글로벌 기술 동맹, 통합형 소프트웨어 플랫폼 구축,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등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사진은 CES2022에서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에 등장하는 정 회장의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기반 미래 전략이 글로벌 기술 동맹, 통합형 소프트웨어 플랫폼 구축,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등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그룹 전반에 걸친 기술 체질이 전통적 제조업에서 첨단 산업 구조로 빠르게 변화하는 양상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AI 인프라 업체 엔비디아와 체결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사업 전반에 AI 적용을 본격화하고 있다. 당시 양사는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를 위한 AI 학습용 컴퓨팅 시스템을 비롯해, 로봇 동작을 가상 환경에서 시험하고 최적화하는 플랫폼, 가상 공간에서 공장 설계와 운영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 등을 함께 활용하기로 했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차량 내 연산·제어 구조를 통합한 차세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공개하며, AI를 토대로 발전하는 미래 모빌리티, 소프트웨어정의차(SDV) 체계 구축에 착수했다. 플랫폼의 핵심은 차량용고성능컴퓨터(HPVC)를 활용한 전기전자 아키텍처 재편이다. 기존 도메인 방식의 복잡한 제어 체계 대비 제어기 수를 66%, 차량 내 배선 무게를 20% 줄여 구조적 단순화를 실현했다. 동시에 생성형 AI를 위한 시스템반도체(SoC)를 넣어 연산 성능을 끌어올렸다. 그룹은 AI 미래 전략을 뒷받침할 이 플랫폼을 내년부터 전 차종에 순차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기술 체계는 자동차를 넘어 로보틱스 분야로도 확장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룹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상용화에 힘쓰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대표 사례다. 아틀라스는 AI 딥러닝을 바탕으로 작업 순서를 스스로 학습하고,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비정형 환경에서도 최적의 동작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인간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단순 반복 기계가 아니라, 확보한 정보를 바탕으로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는 지능형 로봇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이 크다.

AI가 차량과 로봇을 넘나들며 고도화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이를 실제 생산 환경에 접목하는 체계적인 실행 단계에도 들어섰다. 최근 가동을 시작한 북미 신공장 메가플랜트(HMGMA)에 싱가포르혁신센터(HMGICS)에서 검증한 디지털 트윈을 적용, 생산 전 과정에 걸쳐 AI 기반 공정 통합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패널 크랙 감지, 도어 간극 보정 등 AI 품질 제어 기술이 실시간 반영 중이고, AI 관제 시스템과 연계한 부품 공급 체계 역시 함께 운영 중이다. 그룹은 연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도 생산 라인에 투입해 AI 공정 수준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시장 전반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와 이에 따른 공급망 불안 등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술 체질 개선을 통한 미래 대응 역량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그룹은 AI를 차량, 로봇, 공장 등 전 사업 영역에 내재화하며 전사적 혁신을 현실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혁신 체계를 강화해 궁극적으로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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