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증권사들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가 줄줄이 연 2%대로 낮아졌다. 하반기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CMA 금리는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올해 2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CMA 금리를 조정했다. 지난 2월에는 머니마켓랩(MMW) CMA의 적용이율을 개인과 법인 모두 0.25%p 인하해 각각 2.62%, 2.55%에서 2.37%, 2.30%로 낮췄다. 이후 5월 30일에는 적용이율을 다시 한 차례 더 인하하며 현재 금리는 개인 2.37%, 법인 2.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유사한 조정을 단행했다. 지난 2월 개인과 법인의 MMW CMA 금리를 각각 2.82%, 2.75%에서 2.57%, 2.50%로 낮췄으며, 5월 30일에도 동일하게 0.25%p씩 추가 인하해 현재는 개인 2.32%, 법인 2.25%까지 떨어진 상태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랩(Wrap)형 CMA 금리를 인하했다. 2월에는 개인과 법인 모두 0.25%p 인하했으며, 5월에도 동일하게 각각 0.25%p씩 추가 조정했다. 현재 적용이율은 개인 2.22%, 법인 2.20% 수준으로, 주요 증권사 중에서도 낮은 편에 속한다.
이 외에도 메리츠증권은 지난 5월 RP형 CMA 금리를 2.00%로 조정했으며, 신한투자증권도 지난달 4일 명품 CMA RP를 2.20%에서 1.95%로, 사업자 CMA RP를 2.25%에서 2.00%로 각각 인하했다.
CMA는 고객 자금을 단기 국공채나 양도성예금증서(CD) 등에 투자해 수익 일부를 고객에게 돌려주는 구조로,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발생하고 입출금도 자유로워 이른바 '파킹통장'으로 불린다. 하지만 올해 들어 증권사들이 잇따라 적용 이율을 인하하면서 단기자금 운용처로서의 매력이 뚜렷하게 줄어든 모습이다.
증권사들이 일제히 CMA 금리를 인하한 배경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자리하고 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5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2.75%에서 2.5%로 0.25%p 내리기로 결정했다. 올해 들어 한은은 1월과 4월에는 금리를 동결하고, 2월과 5월에 연이어 금리를 인하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 변화에 맞춰 증권사들도 CMA 금리를 줄줄이 내리는 조치를 단행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중 최소 한 차례 이상 인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5월 기준금리를 0.25%p로 인하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초 예상보다 성장세가 크게 약화됐다"며 "향후 기준금리 인하 폭이 조금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현수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가 더 발생할지에 대한 여부는 섣불리 말하기엔 명확하지 않지만, 연말쯤에는 추가로 인하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어떤 상품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순 있지만, 기준금리가 인하된다면 CMA 등 단기 금융상품의 금리도 추가로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CMA 금리는 국공채, 단기 회사채,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 채권 수익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기준금리 변동의 영향을 간접적으로 받는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단기물 금리가 하락하고, 이에 따라 CMA 수익률도 점진적으로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MA 금리가 낮아지면 투자자들이 자금을 오래 묶어두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자금 회전 속도가 늘어난다"며 "그러나 지나치게 자금이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면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게 되고, 장기 투자를 위한 자금보다 단타성 자금이 시장을 주도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