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자회사 중복 상장 논란이 있었던 SK이노베이션이 이를 해소하자 15% 넘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2분 현재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5.34%(1만5000원) 오른 11만2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매수 주체별로 보면 10시 59분 현재 외국인이 100억8400만원, 기관은 98억3100만원 순매수 중이며, 특히 외국인 순매수 상위 3위에 올라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 급등은 지난주 SK엔무브 상장 철회 등 그룹 내 전략 수정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고 IMM크레딧앤솔루션(ICS)이 보유한 SK엔무브 지분 30%(주식 1200만주)를 전량 회수하기로 했다. 주당 7만1605원, 총거래액 8592억원이다.
SK엔무브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로 2013년 부터 꾸준히 기업공개(IPO)를 시도해 왔다. 최근에도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는 등 IPO를 준비했다.
하지만 중복상장 논란 등이 확산하자 100% 자회사 편입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중복상장은 주로 모회사의 알짜 사업 부문을 분할해 상장시키거나 알짜 자회사를 상장시켜 외부 투자자들과 수익을 공유하게 되기 때문에 모회사의 주식 가치를 떨어뜨리는 문제를 일으킨다.
그동안 국내 대기업들은 내부 자금으로 자회사에 투자하기보다는 중복·쪼개기 상장으로 외부 투자금을 끌어와 몸집을 불렸고,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 때문에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증시 밸류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중복상장 철폐를 시사했고, 현재 여당 등에서 소액주주의 권익을 침해할 수 있는 중복·쪼개기 상장 등을 제한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기업이 중복상장을 계속 밀어붙일 경우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어 기업들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전략 수정으로 상법 개정 논란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많은 대기업이 중복상장 논란을 겪고 있다.
LS그룹은 에식스솔루션즈, LS파워솔루션, LS이링크 등 계열사의 상장을 준비하고 있고, HD현대도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삼호중공업, HD현대로보틱스 등의 상장이 거론된다.
LG의 경우 지난 2월 LG CNS를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할 당시 중복 상장 논란이 있었고, 최근 인도법인 기업공개를 추진하다 중복 상장 논란에 휘말리며 이를 연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