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인적분할을 발표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가 장중 2% 넘게 급락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오후 1시 39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1.55%(1만7000원) 하락한 108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 인적분할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7.11% 급등한 11만원에 장을 마친 뒤, 이날 시작 직후 8.18% 오르며 119만원을 터치했다.

하지만 곧바로 방향을 바꿔 상승폭을 줄여가더니 오전 10시 19분에는 109만3000원에 거래되면서 하락 반전했다. 이어 오후 12시 19분 107만3000원으로 장중 저점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DMO)부문을 제외한 나머지를 떼어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포함한 자회사 등 관리하는 신설회사를 설립하는 내용의 단순·인적분할을 공시했다. 이에 10월 1일 기준 기존 주주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 0.6503913주와 삼성에피스홀딩스 0.3496087주를 교부받게 된다.

인적분할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에 집중하는 순수 제조 전문회사로 전환한다.

신설법인인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고, 바이오시밀러(복제약)와 신약 개발 등에 집중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회사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100% 자회사 관계로 있을 때, 화이자, MSD(머크), 로슈,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 고객사들이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해 왔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신약개발에 드라이브를 걸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객사들을 설득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설명 자료를 통해 "두 사업이 하나의 실체로 인식됨에 따라 고객과 투자자의 이해충돌 우려 등 사업 운영 전반에서 리스크가 지속돼왔다"며 "급변하는 대외 환경 속 CDMO 사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모멘텀 유지를 위해 리스크의 선제적인해소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할 이후 근원적 리스크 제거에 따른 사업 안정성과 경쟁력 제고, 회사별 독립 경영 강화, 기업가치 재평가 등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기존 사례들처럼 인적·물적분할을 통해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되고, 결국 최대주주의 지배구조만 공고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고개를 든다.

과거 재벌들은 인적분할을 자회사를 설립하고 오너일가의 우호지분을 확대하는데 활용했다. 또 승계 작업의 사전 포석 등으로 설립해, 소액주주들에게는 불확실성이 높은 경우가 많았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별도의 회사가 일시적으로 합쳤다가 분할하는 형태라 기존의 인적분할과는 다른 경우라는 분석도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미국의 바이오젠과 합작해 설립한 회사로 지난 2022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의 보유지분을 약 23억달러에 전량 인수하면서 100% 자회사로 편입된 사례다. 2014~2015년 나스닥 상장도 시도한 적이 있었던만큼, 독립성이 확보됐다는 평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에피스홀딩스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해 "사외이사 중심의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5대 이사회내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선진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하고, IR활동을 정례화 하는 등 주주친화 경영을 추진할 것"이라며 "중복상장 우려 해소를 위해 5년간 중복상장을 미실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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