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마리서치 전경 (사진=파마리서치)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파마리서치가 인적 분할을 발표한 뒤 주가가 급락하는 등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자,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파마리서치는 PDRN(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PN(폴리뉴클레오타이드) 제조 기술로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 등을 연구, 제조 및 판매하는 바이오 기업이다. 스킨부스터 '리쥬란'이 대표 제품이다.

25일 전자공시자료에 따르면 파마리서치는 지난 13일 '사업 전문성 제고와 경영 효율성 향상, 장기적 성장을 위한 지배구조 확립'을 이유로 인적 분할을 공시했다. 리쥬란 등 고수익 사업은 신설법인 '파마리서치'가 맡고, 인수합병(M&A)과 투자 기능은 존속법인 '파마리서치홀딩스'로 분리한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이번 분할이 '글로벌 재생의학 시장에서 더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분할 비율은 존속회사 0.74, 신설법인 0.26이다.

하지만 지주사인 홀딩스의 시가총액이 신설법인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인적 분할은 오는 10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특별결의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시장 반응은 좋지 않다. 24일 종가 기준 파마리서치는 전일 대비 3.06% 하락한 47만5000원에 마감됐다. 올 초부터 상승세를 이어온 주가는 지난 11일 52주 신고가(53만4000원)를 기록했으나, 13일 인적 분할 발표 후 17.1% 급락한 43만3500원에 마감됐다.

주주들의 반발도 거세다. 소액주주들은 행동 플랫폼 '액트(ACT)'를 통해 이달 말 대통령실과 한국거래소에 인적 분할 철회 요구와 함께 상법 개정 촉구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23일 기준 액트에 모인 소액주주들의 주식 수는 41만3785주로, 전체 지분의 약 3.9%에 달한다.

지분 약 1%를 보유한 머스트운용은 24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두 번째 서한에서 "인적 분할 뒤 현물출자로 모회사와 자회사를 모두 상장시키는 지배구조는 중복상장이며, 기업가치가 할인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주회사 운영이 필요하다면 100% 자회사로 물적분할하고, 그 자회사는 재상장을 하지 않도록 규정하면 된다"며 "중복상장 구조를 신규로 만드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일각에서는 인적 분할 추진 배경에 대해 정상수 이사회 의장의 경영권 승계 및 상속세 절감 의도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현재 최대주주인 정상수 의장은 지분율 30%를 보유하고 있다. 정 의장의 딸 정유진 씨와 아들 정래승 씨는 각각 1만주(지분율 0.09%)씩 보유 중이다. 분할 시 지주사 주가가 하락하면 상속세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지분 이전에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파마리서치 측은 "이번 분할은 승계와 무관하며, 분할 비율 조정 계획도 결정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파마리서치는 23일 입장문을 통해 '2029년까지 그룹 전체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인적 분할을 통해 각 법인이 역할에 집중하고, 성장성과 투명성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파마리서치 관계자는 "인적 분할은 주가 부양이 아니라 글로벌 재생의학 분야의 세계적 리더로 도약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이라며 "5년간 그룹 전체 연매출을 1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려 주주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서울파이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