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의 컨테이너선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의 컨테이너선 (사진=한화오션)

[서울파이낸스 김완일 기자] 한화오션이 호황 사이클을 타고 있는 대한민국 조선 업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산업은행이 25년만에 지분 매각을 단행했음에도 한화오션에 대한 업계 기대감이 줄지 않는 배경은 한화오션의 꾸준한 실적과 투자, 그리고 미국과의 협력 강화로 미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까닭이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지난 28일 한화오션 보유 지분(5973만8211주) 중 22%에 해당하는 1300만주를 매각했다. 이번 매각 전 산은이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은 전체 발행 주식 중 19.5%를 차지했다.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인 '블록딜'로 이루어진 해당 거래는 주당 8만1647원 수준이며 총 매각 금액은 약 1조614억원으로 추산된다. 

산은의 거래 다음날인 29일에 지분 일부 매각 소식이 전해지며 한화오션의 주가가 다소 떨어졌다. 이에 대해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의 주가는 당분간 산은의 오버행(잠재적 매도분량) 부담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매각 작업이 마무리 되는 수순에 들어서면 투자의견을 재조정할 예정"이라 밝혔다. 

지분 매각에 따른 주가 감소에도 업계가 조망하는 한화오션의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 LS증권, iM증권 등 다수 금융투자사는 한화오션의 실적이 개선세에 들어섰고 미국과의 협력과 수주 기대감을 근거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의 실적은 조선업계가 호황 사이클에 접어들면서 우상향 중이다. 28일 공시에 따르면 한화오션 1분기 영업이익은 25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후판가 하락, 생산성 개선, 가스선 매출 비중 증대 등의 호재가 겹치며 실적 개선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오션 부유식 도크에서 건조되고 있는 선박 전경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 부유식 도크에서 건조되고 있는 선박 전경 (사진=한화오션)

1분기 실적과 함께 발표한 한화오션의 설비투자 계획도 호재로 분석된다. 한화오션은 2027년까지 6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고 수준 부유식 도크와 6500톤(t)급 초대형 해상 크레인을 도입할 예정이다. 해당 설비를 통해 생산량과 건조 효율성을 증대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 한화오션의 계획이다. 이같은 계획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향후 한화오션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내 조선업은 미국 정부와 우호적 관계를 쌓을 수 있는 업종으로 꼽히고 있다. KB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함정 건조와 알래스카 천연가스 개발 사업에 한국의 참여와 협력을 지속 요청하는 점이 조선주 투자 심리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의 협력에서 현재 기대를 높이고 있는 부분 중 하나는 미국 해군과의 MRO 사업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사업장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은 이미 지난해 국내 최초로 군수지원함과 급유함에 대한 MRO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올해는 추가로 5~6척을 수주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알려져있다. 또 한화오션은 군함뿐 아니라 전투함과 항공모함까지 MRO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KOTRA에 따르면 미 해군은 MRO 영역에 연간 10조원을 사용하고 있으며 향후 연간 20조원까지 확대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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