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낮추나 마나···파월쇼크에 시장 '화들짝', 주담대 6% '훌쩍'
대출금리 낮추나 마나···파월쇼크에 시장 '화들짝', 주담대 6%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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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채 금리 연고점 경신···조달금리 11년 만에 최고
변동·고정금리 차이 없어져···신용대출금리도 급등세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강도 높은 매파 발언으로 국내 채권금리가 일제히 뛰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고정금리도 6% 중반대까지 치솟았다.

예대금리차 공시 등의 영향으로 시중은행들이 지난주 대출금리를 앞다퉈 인하했지만, 치솟는 시장금리에 그 효과를 누리기도 전에 무용지물이 됐다. 은행 주담대금리가 금융채, 국고채 등 시장금리에 연동돼 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주담대 고정(혼합)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 29일 연 4.280%로 올해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금융채 금리는 최근 급등하는 추세다. 금융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 24일 3.919%, 25일 4.119%, 26일 4.154%로 뛰면서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29일엔 이보다 0.126%p(포인트) 더 뛰었다.

금융채 금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25일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후 추가 인상 기조를 내비치면서 뛰기 시작했다. 여기에 주말 사이 파월 의장이 추가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한번에 0.75%p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기름을 부었다.

금융채 금리가 뛰자 이에 연동되는 주담대 고정(혼합)금리도 일제히 올랐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금융채 5년물)는 연 4.37~6.428%로, 하루 새 최고금리가 0.318%p 뛰었다. 2주 전까지만 해도 5% 후반대였던 고정형 주담대 최고금리는 이제 6% 중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채 급등은 주담대뿐 아니라 신용대출 금리 상승에도 영향을 미쳤다. 신용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1년물(고정)과 6개월물(변동)은 지난 29일 각각 3.755%, 3.345%를 기록, 연중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1년물의 경우 지난 2011년 8월 5일(3.79%) 이후 11년 만에, 6개월물은 지난 2012년 7월 5일(3.35%) 이후 10년1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대표 신용대출 상품 금리는 금융채 6개월물 기준 연 4.58~7.03%, 1년물 기준 연 4.70~7.43%다.

글로벌 긴축 기조에 시장금리가 당분간 더 뛸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근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인하했던 효과도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주요 은행들은 이달 22일 예대금리차 공시가 시행된 후 24일부터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5%p 인하한 바 있다.

신한은행은 24일부터 개인신용대출 금리를 0.3~0.5%p, 주담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0.2%p, 0.1%p씩 인하했다. 국민은행은 25일부터 주담대 고정금리 상품의 금리를 0.2%p 낮췄다. 농협은행도 26일부터 서민금융 상품에 최대 0.5%p 우대금리를 신설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인하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금리를 인하하기 위해 당국이나 은행이 아무리 여러 방안을 내놓아도 시장금리가 이렇게 오르는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며 "기준금리가 인상된 데다 금융채까지 오르면서 이번에 대출금리를 인하했던 효과가 그리 길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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