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카카오뱅크가 금융 대장주에 등극하며 코스피(유가증권시장) 데뷔전을 화려하게 마쳤다. 업권 안팎의 기대를 모았던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형성 후 상한가로 마감)'에는 실패했으나 대장주였던 KB금융지주의 시가총액(시총)을 10조원 이상 따돌리며 새로운 대장주에 이름을 올렸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시초가(5만3700원) 대비 1만6100원(29.98%) 오른 6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하락 출발했던 지수는 곧 반등에 성공했고, 가격제한폭인 30%까지 오르면서 상한가로 마감했다.
따상에는 실패했으나 상장 첫 날 26% 넘게 떨어졌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나 7%대 올랐던 에스디바이오센서 등 최근의 코스피 대어들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적표다.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총 순위에서도 포스코, 삼성물산, 현대모비스 등을 제치고 11위(우선주 제외)에 올랐다. 이 성적표라면 다음달 9일 코스피200지수에도 무난히 편입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날 시총도 33조1620억원을 기록해 기존 공모가(3만9000원)를 기준으로 했을 때의 18조5000억원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뿐만 아니라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시총도 모두 제쳤다. 이날 기준 4대 금융지주 시총은 △KB금융지주 21조7052억원 △신한금융지주 20조182억원 △하나금융지주 12조9855억원 △우리금융지주 7조9811억원이다.
카카오뱅크가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은행업보단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성장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게 시장의 진단이다. 규제산업이면서 시장포화 상태인 기존 은행업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날 주가 성적표를 보면 투자자들은 카카오뱅크를 은행보단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성장에 기대를 건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의 PBR이 동종 은행업계 평균 PBR 대비 크게 높은 수준이어서다. PBR은 기업의 자산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수치다. 4대 금융지주의 평균 PBR이 0.42배인 반면, 카카오뱅크는 11.52배(1분기 말 자기자본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애플리케이션(앱) 월간이용자수(MAU)가 1330만명으로 금융사 가운데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점도 플랫폼 기업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앱 방문수 등을 고려할 때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가치는 리딩뱅크인 KB보다 우수한 것으로 보이고,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가치는 향후 주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며 "플랫폼 가치, 전세계적으로 찾아 볼 수 없는 혁신적 사업 모델을 고려할 때 기존 은행과 단순히 밸류에이션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카카오뱅크가 화려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KB금융지주는 '묘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게 됐다. 핵심 계열사 KB국민은행이 카카오뱅크 지분 9.30%를 보유한 주요 주주사여서다. 주주사 입장에선 분명 웃을 일이지만 대장주 자리를 내줬다는 점에서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됐다.
- 연이은 대어급 출몰에 '후끈'···IPO시장, 활황 지속될까
- 카뱅, 상장 첫날 강세 '시총 32조' 돌파···금융 대장주 '등극'
- 카카오뱅크, 코스피 상장 '코앞'···'따상' 가능성은?
- 186만명·58조 몰린 카카오뱅크···'금융 대장주' 안착할까
- 카뱅 "은행 넘어 금융플랫폼 이상 추구"···공모가 '거품논란' 정면돌파(종합)
- [주간증시전망] 돌아온 外人···코스피 3300선 탈환 모색
- '금융 플랫폼'에 후한 평가···'대장주' 굳힌 카뱅, 앞날은?
- 카카오뱅크 "26주적금 가입하면 해피포인트 증정"
- [CEO&뉴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모두의 은행'으로 새출발 선언
- 코스피200 정기변경 임박, 현대重·카카오페이 편입 '기대'
- '금융 대장주' 된 카뱅, 전직원에 연봉 1000만원씩 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