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플랫폼'에 후한 평가···'대장주' 굳힌 카뱅, 앞날은?
'금융 플랫폼'에 후한 평가···'대장주' 굳힌 카뱅,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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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만 공모가 2배↑···시총 37.3조, 셀트리온·기아 제치고 9위
他은행들과 차별성·MSCI지수 편입 '호재'···고평가 논란은 여전
카카오뱅크 상장 후 주가 추이
카카오뱅크 상장 후 주가 추이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카카오뱅크가 상장 이튿날도 급등세를 지속, '금융 대장주'를 넘어 국내 증시 시가총액 '톱 10'으로 올라선 기염을 토했다. 금융 플랫폼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 평가가 이뤄진 데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조기 편입 소식이 상승에 주효했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뱅크는 전장 대비 8700원(12.46%) 오른 7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일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한 후 이틀째 급등세다. 장중 27.65%까지 치솟아 9만원 목전까지 올라선 뒤 오름폭을 절반가량 반납했지만, 공모가(3만9000원)의 두 배 수준이다.

주가 파죽지세에 힘입어 시가총액은 37조3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이로써 KB금융(22조원)과 격차를 15조원 이상 벌리며 '금융 대장주' 자리를 보다 굳건히 했다. 동시에 셀트리온(36조7000억원)과 기아(35조원) 등 국내 유수 기업을 제치고 코스피 시총 순위 9위(우선주 제외)로 올라섰다.

당초 증권가에선 추정했던 카뱅의 기업가치(25조~30조원)를 크게 웃돌았다. "기존 은행과 확실한 차별점을 두고 금융 플랫폼 이상을 추구해 금융을 선도하는 기업이 될 것"이란 윤호영 카뱅 대표의 증시 출사표가 성공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실제, 카뱅에 후한 평을 내린 외국인은 상장 첫날 2254억원어치 사들이며 지수 급등을 이끌었다. 일일 순매수 종목에서 압도적 1위로, SK바이오사이언스(450억원)를 5배가량 상회한다. 기관도 1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상승에 일조했다. 

증권가에선 카뱅이 기존 은행들을 넘어 국내 최대 플랫폼 기업으로서 차별점이 확실하다는 긍정적 진단이 이뤄졌다고 봤다. 카뱅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전체 앱 중에서 월간·주간 방문자수 1위를 기록하고, 1615만명의 이용객·1335만명의 '앱 활성 이용자(MAU)'를 보유 중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플랫폼을 기반으로 최소한의 사업모델만으로 공략, 상대적으로 간편하고 친숙한 UI·UX(사용자 환경·경험)를 구축했다"며 "고객의 앱 방문 횟수 등을 고려하면, 카뱅의 플랫폼 가치는 리딩뱅크인 KB보다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조기 편입도 호재였다. MSCI는 카뱅의 신흥국 지수 조기 편입을 지난 6일 장 마감 후를 기준으로 확정했다. 지수 편입 시점은 오는 20일이다. MSCI 지수에 편입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패시브 자금 유입으로 주가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동비율 11%와 상장일 종가(6만9800원)를 기준으로 할 때 카뱅의 신흥국지수(EM) 내 비중은 0.04%로, 이에 따른 수급 영향액은 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대에 개인은 전날 3000억원대 순매도에서 이날 700억원 '사자' 전환했다. 

시장의 예상을 깬 주가 고공행진으로 성공적 증시 데뷔전을 치른 카뱅이지만, 상장 전후로 여전히 부각 중인 고평가 논란은 극복할 과제다. 카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54.0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29배 수준이다. 기존 은행주 평균(0.44배, 5배)과 비교해 현저히 높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성공적 디지털 금융플랫폼 등 카뱅을 칭찬할 만한 포인트는 다양하지만, 문제는 밸류에이션"이라며 "기존 금융주와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어, 현재로서는 기업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구 연구원은 이어 "목표주가 산정 방법도 주관적 가이드라인일 뿐이고, 향후 카뱅의 적정 가치에 대해선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상장 초기엔 주가 변동 폭이 크기 때문에 하락 시 투자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자본시장 한 전문가는 "웬만한 긍정적 평가를 감안해도 카뱅의 주가는 과할 정도로 높게 형성돼 있다"면서 "급등한 만큼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금융 플랫폼' 기반으로 한 돌풍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시장의 냉정한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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