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사진=서울파이낸스DB)
여의도 증권가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증권업계가 한도 소진으로 중단했던 주식담보대출 서비스를 11월을 기점으로 속속 재개하고 있다.

대신, 특정 종목의 담보 인정 비율을 높이거나 대출을 제한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19일부로 주식담보대출 취급을 재개했다. 지난 13일 한도 소진을 이유로 중단한 지 약 일주일 만이다.

KB증권도 앞서 10월 30일부터 일시 중단했던 국내외 주식 담보대출 서비스를 11월 7일 재개하며 신용공여 한도 여력을 확보했다.

앞서 일부 증권사들은 자본시장법상 신용공여 총한도를 준수하기 위해 주식담보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주담대와 신용융자는 법적으로 신용공여 총한도를 공유하며, 증권사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정해져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빠르게 늘어날수록 증권사들의 주식담보대출 여력이 제한되는 구조다.

이를 채권 발행이나 내부 한도 회전 등을 통해 신용공여 잔여 여력을 확보하고, 시장에 추가적인 자금 여력을 공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6조8358억원으로, 올해 초 15조8170억원 대비 약 70% 이상 급증했다. 

대출 서비스는 재개됐지만 증권사들은 시장 급락과 변동성 확대에 대한 선제적인 방어로 개별 종목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증권사의 리스크 관리 핵심은 자체 위험등급 조정과 수시평가로, 이를 통해 담보 인정비율을 조정하거나 대출 가능 여부를 제한한다.

미래에셋증권은 11월 20일부터 특정 해외 주식에 대한 담보융자 조건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CICC(중국 국제금융공사), 신다증권 등 중국 본토 및 홍콩 시장 종목들의 담보대출 종목군을 기존 '가능(D군 50%)'에서 '불가(F군 100%)'로 조정됐다.

국내 개별 종목에서도 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조정이 이어졌다.

21일부터 엔씨소프트의 담보대출 등급이 E에서 F로 변경되고, 증거금률이 20%에서 100%로 조정됐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F에서 C, 한화오션은 F에서 D, 온코닉테라퓨틱스는 F에서 E로 바뀌었다.

한국투자증권은 19일 기준 퓨런티어, 드림시큐리티, 우수AMS를 신용대출 불가 종목으로 지정했고, 20일과 21일에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덕전자, 한화오션, 브이엠 삼현을 신용대출 가능 종목으로 변경했다.

위탁증거금 100% 종목이거나 F군 종목은 신규 주식담보대출이 안되거나 기존 대출만기연장이 어렵다.

결국 증권사들은 해당 종목들의 급격한 주가 변동이나 거래 불안정성 증가를 담보대출 리스크로 판단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여 위험 관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대출 재개는 유동성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빚투 수요가 다시 급증하면 대출이 언제든 예고 없이 다시 중단될 수 있다"며 "전체 한도가 풀렸더라도 특정 종목의 담보가치가 사라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신규 대출 신청이나 만기 연장 시 증권사의 전체 한도 여력과 보유·매수 희망 종목의 담보 가치 변동을 동시에 확인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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