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아부다비에 위치한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를 방문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공동취재)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아부다비에 위치한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를 방문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공동취재)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한 가운데 중동 시장에 활로가 열릴지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부다비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공식 환영식에 이어 무함마드 빈 자이얀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이 대통령의 이번 UAE 방문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재계 인사들도 동행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AI 반도체와 문화 교류 등에 대한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현지 언론인 알 이티하드와 서면 인터뷰에서 "이번 방문에 모하메드 빈 자이드 UAE 대통령과 기존 4대 협력 축인 투자·방산·원자력발전·에너지에 더해 AI·첨단기술·보건·문화 등 미래지향적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그동안 원자력발전과 방산, 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이뤄진 만큼 이번 회담에서는 AI 반도체에 대한 논의가 추가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23년 1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 당시 UAE 국부펀드가 우리나라 에너지·방산·원전 등에 300억 달러(약 37조원)를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여기서 더 나아가 AI와 문화 분야로 교류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핵심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수출 국가가 확대되면서 수출 다변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 실적에 따르면 중동은 전년 대비 4.8% 늘어난 197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9대 주요 수출국 가운데 CIS(독립국가연합)와 인도에 이어 세 번째로 적은 수준이다. 4년 연속 수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수출에 기여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한 편이다. 10월 수출 실적에서도 중동은 인도 다음으로 많은 15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1.3% 줄어들며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대(對)중동 주요 수출품목은 일반기계와 석유제품, 자동차, 철강 등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자동차, 철강 등 중국산 제품과 가격 경쟁이 붙은 제품의 수출이 대체로 감소하면서 최근 수출액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UAE의 이웃나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AI 데이터센터를 착공하면서 중동 내에도 'AI 붐'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우디는 AI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해 퀄컴, 시스코 등 미국 반도체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UAE는 중동 내에서도 'AI 붐'의 중심으로 평가받고 있는 나라다. UAE는 2017년 'UAE 국가 AI 전략'을 발표하고 2031년까지 AI 분야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KOTRA의 보고서에 따르면 UAE의 AI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연 평균 43.9% 성장해 약 4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AI 도입이 확대되는 시장인 만큼 수출 등을 통해 현지 진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UAE는 삼성전자, TSMC 등과 대규모 반도체 공장 건설을 논의하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 수출까지 더해질 경우 중국과 아세안, 미국을 중심으로 이뤄진 수출 구조에도 다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월간 수출액 상위 3개 지역인 중국과 아세안, 미국의 경우 모두 반도체가 핵심 수출 품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은 AI 반도체 외에 에너지, 문화 분야로 협력 확대도 언급했다. UAE는 2009년 우리나라 원전 수출 1호인 바라카 원전이 위치한 곳이다 .바라카 원전은 2009년부터 2023년까지 총 4기가 건설됐다. 이 대통령은 "바라카 원전의 성공을 바탕으로 양국은 새로운 협력 시대를 열 것"이라며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협력 기반을 마련하고 있으며 제3국 원전 시장 공동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UAE 국민의 한국 입국을 완화하고 UAE 현지에 한국문화원을 설립해 양국의 문화·무역 교류를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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