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부터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는 한미 관세 세부 협상과 미중 정상회담 등 국내외 정치상황에 얽힌 주요 이슈들이 화제거리다. 이는 국제사회뿐 아니라 경제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정상회의 직전인 28~31일까지는 CEO 서밋이 열려 전세계 주요 기업들의 CEO들이 경주를 찾는다. 이 때문에 이번 APEC 정상회의와 CEO 서밋은 우리 경제·산업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본 기획에서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제·산업계에 예상되는 주요 이슈들을 미리 짚어본다. /편집자주

김동관 한화 부회장(왼쪽), 정기선 HD현대 회장. (사진=각 사)
김동관 한화 부회장(왼쪽), 정기선 HD현대 회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이번 APEC에서 주목 받는 기업인은 단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일 것이다. 이들이 한국을 찾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함께 'AI 빅딜'을 성사시킬지 초유의 관심사다. APEC 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리는 'CEO 서밋' 성과에 따라 4000선을 돌파한 코스피는 그보다 더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 이들 외에 또 다른 시장에서 빅딜을 노리는 산업이 있다. 바로 방산·조선업이다. 이 시장을 이끄는 80년대생 젊은 기업인인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이번 APEC에서 주목받는 기업인이다. 

정기선 회장은 지난 17일 회장 승진 이후 첫 대외 일정으로 APEC 'CEO 서밋'의 부대행사인 '퓨처테크포럼: 조선'에 참여하게 됐다. 27일 오전 경북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문무홀에서 열린 포럼에서 정 회장은 기조연설을 맡아 혁신 기술을 통한 조선업의 지속가능한 발전 가능성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글로벌 협력을 당부했다.

정 회장은 "인공지능(AI)은 선박의 지속가능성 및 디지털 제조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산업의 경계를 넘어서는 긴밀한 글로벌 혁신 동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HD현대는 첨단 역량을 기반으로 미국의 해양 르네상스를 위한 든든한 파트너로 여정에 함께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한화 역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등 방산 3사가 공동으로 27일 오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퓨처테크포럼: 방산'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한화는 글로벌 파트너들과 연대해 AI시대에도 각국이 자주 국방 역량을 확보하는 데 핵심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의 이번 포럼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김 부회장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방한에 맞춰 경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31일 한국을 방문해 APEC 정상회담에 참석한 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감 부회장은 카니 총리의 방문에 맞춰 사업장을 안내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캐나다는 노후화 된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할 차세대 디젤 추진 잠수함 12척을 건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건조비용 28조원과 30년 동안 유지·보수·정비(MRO) 비용을 포함하면 총 사업비는 6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사업규모를 고려해 각자 경쟁하는 대신 두 회사의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원팀을 꾸리기로 하고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한화와 HD현대 두 기업은 미국 조선업 부활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의 최전선에 서있다. 실제로 지난 7월에는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이 큰 틀에서 합의를 이루는데 우리 조선업이 핵심 역할을 했다. 이번 APEC에서도 두 기업은 세계 정상과 기업인들에게 한국 방산·조선 기술력을 알려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재계에서는 정 회장이 회장 승진을 하며 경영 전면에 나선 가운데 김 부회장의 회장 승진 시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자신의 지분 일부를 세 아들에게 증여하면서 경영 승계를 완료했다. 다만 김승연 회장은 지분 증여 이후에도 현재까지 한화그룹 회장직을 유지하며 경영 노하우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경영 자문 및 글로벌 비즈니스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 6월 사장단 인사와 8월 대표이사 내정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연말에 추가 인사를 단행할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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