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만에 다시 2%대로 올라섰다. 8월 SK텔레콤 통신요금 일시 인하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추석 명절을 앞두고 수요가 급증한 달걀, 축산물, 가공식품 등의 가격이 크게 오른 영향이다.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7.06(2020년=100)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했다. 6월과 7월에도 2%대 초반을 유지하다, 8월엔 통신요금 인하 효과로 1.7%까지 떨어졌지만, 한 달 만에 다시 반등했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먹거리 물가였다. 가공식품 물가는 1년 전보다 4.2% 상승해 전체 물가를 0.36%포인트 끌어올렸고, 이는 6개월 연속 4%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빵(6.5%), 커피(15.6%) 등이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가공식품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공업제품 물가도 2.2% 오르며 지난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축산물과 수산물도 각각 5.4%, 6.4% 올라 명절 장바구니 부담을 키웠다. 국산 소고기(4.8%), 돼지고기(6.3%), 고등어(10.7%) 등의 가격이 모두 큰 폭으로 올랐고, 특히 달걀은 9.2% 상승하며 2022년 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는 명절 특수 수요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농산물 물가는 전반적으로 1.2% 하락했다. 채소류 가격이 12.3% 떨어지는 등 기상 여건 개선과 정부 물가 안정 대책이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쌀(15.9%)과 찹쌀(46.1%) 등 일부 품목은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유지했다.
정부의 성수품 가격 관리 효과도 일부 나타났다. 사과(-7.2%), 배(-13.9%), 갈치(-6.1%) 등 일부 품목은 전월 대비 가격이 안정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정부는 공급 확대와 할인 지원, 유통 구조 개선 등의 노력이 일정 부분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외식 물가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9월 외식 물가는 3.4% 올라 전달(3.1%)보다 증가폭이 커졌고, 이는 배달료 인상과 작년 명절 할인행사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외식을 포함한 개인서비스 물가는 2.9% 상승했다.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2.5% 올라 전달(1.5%)보다 큰 폭으로 확대됐으며, 석유류는 2.3% 상승했다. OECD 방식으로 산출되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2.0% 올랐다.
정부는 국제 유가와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 등 대외 변수로 인해 물가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진단하고,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민생과 직결된 주요 품목의 가격 변동에 신속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성수품 공급과 할인지원, 온누리상품권 환급 등 추석 민생대책을 차질 없이 마무리해 '물가 걱정 없는 명절'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