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쌀값이 대형마트보다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유통 대기업 중심의 판매 구조가 쌀값 상승을 견인하는 가운데, 물가 안정을 위한 공공 유통망 확대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오프라인에서 판매된 쌀 1kg당 평균 가격은 3392원이다.
채널별로 보면 편의점이 6359원으로 평균 대비 약 87% 비쌌으며 이어 대형마트 3576원, 개인슈퍼 3571원, 체인슈퍼 3354원, 농협 하나로마트 3161원(-6.8%) 순이었다.
가격 상승률 역시 편의점이 36.4%로 가장 높았고, 대형마트(20.7%)와 체인슈퍼(15%)도 평균(13.4%)을 상회했다. 반면, 농협 하나로마트(10.2%)와 개인 슈퍼(5.7%)는 평균 이하 상승률을 보였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품목의 쌀을 구매하더라도 유통채널에 따라 가격 차이가 극심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편의점과 일부 유통 대기업이 쌀을 고가에 판매하면서 장바구니 물가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쌀 소매시장 점유율을 보면, 농협 하나로마트가 3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대형마트(31.2%), 개인슈퍼(22.7%)가 뒤를 이었다. 편의점은 0.2%에 불과했지만, 가격만 놓고 보면 가장 높아 소비자 부담이 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분석에 따르면, 쌀 유통 과정에서 유통비용률은 2014~2018년 25.6%에서 2019~2023년 26.4%로 큰 차이는 없었지만, 이윤은 4.2%에서 8.2%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출하단계(12.6%→11.4%)와 도매단계(4.7%→4.2%)의 비용률은 오히려 줄어든 반면, 소매단계는 8.3%에서 10.8%로 증가해 소비자 가격 인상의 주된 원인이 소매유통에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송옥주 의원은 "국민 주식인 쌀의 가격이 유통 구조에 따라 이렇게까지 차이 나는 것은 큰 문제"라며 "공공성을 갖춘 유통망이 소비자와 농민 모두를 위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8월 말 기준 쌀 재고는 9만 2000톤으로 최근 10년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산지 쌀값 역시 10월 중순 기준 전월 대비 6.8% 상승하는 등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