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농심이 라면을 넘어 식탁 전체를 겨냥하고 있다. 다양한 레시피에 활용할 수 있는 '만능 소스'가 대표적이다. 파스타, 리조또, 떡볶이, 볶음밥, 수프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 가능한 이 소스는 "한 끼 완성템", "레스토랑 맛을 10분 만에 구현"이라는 소비자 후기를 끌어내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열린 농심 '라면데이' 행사에서는 '툼바 만능소스'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 시연이 펼쳐졌다. 농심 R&D센터가 개발한 레시피 가운데 특히 주목을 받은 건 '툼바 리조또'. 마늘, 양파, 버섯, 베이컨을 볶은 뒤 소스와 우유를 넣고 밥을 졸이는 방식으로, 조리 시간은 약 10분. 꾸덕한 질감과 매콤한 뒷맛이 조화를 이루며 전문점 수준의 맛을 자랑했다.
이날 시연을 맡은 장진아 농심 간편식개발팀 책임은 "단순히 면 요리에만 어울리는 소스가 아니라, 제육볶음이나 샌드위치, 심지어 수프에도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실제 행사장에서는 으깬 감자에 툼바소스를 더한 핑거푸드도 함께 선보였다.
툼바 만능소스는 지난해 출시된 '신라면 툼바' 라면의 소스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단순히 라면 수프를 액상화한 수준은 아니다. 염도를 낮춰 소금 없이도 간이 맞고, 크리미한 질감과 매운맛의 균형을 맞추는 데 공을 들였다. 개발 과정에서는 수분 함량, 재료 배합 등 여러 변수를 조정해야 했고, 다양한 요리와의 궁합을 맞추기 위해 수차례의 조정이 이뤄졌다.
사용법도 간단하다. 별도의 조미료나 양념 없이도 바로 사용 가능하며, 제품 뒷면 QR코드를 통해 '누들푸드 레시피' 웹사이트로 접속하면 툼바 소스를 활용한 다양한 응용 요리법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8가지 레시피가 제공되며, 짜파게티·배홍동 소스 등 다른 제품은 20여 가지 레시피도 함께 운영 중이다.
패키지 디자인은 최근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콘텐츠와 결합한 형태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협업해, 캐릭터가 소스를 마시는 장면을 패키지에 구현했다. 실제로 협업 패키지는 출시 직후 품절되며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농심의 소스 제품군은 2021년 '배홍동 만능소스'를 시작으로 꾸준히 확장 중이다. 짜파게티, 먹태청양마요에 이어 올해 '툼바'가 네 번째 제품으로 합류했다. 가격은 대형마트 기준 정상가 5200원, 할인가는 3980원 수준이며, 농심 공식몰에서도 구매 가능하다.
안용준 농심 간편식마케팅팀 선임은 "코로나 이후 집밥 수요가 늘면서 소스 시장도 함께 성장했다"며 "현재는 툼바 외에도 여러 브랜드 제품들을 소스로 확장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회사도 신제품 발매에 긍정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소스 시장은 이미 국내외에서 빠르게 성장 중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소스 시장 규모는 약 3조원 규모로 추정되며, 올해 7월까지 국내 소스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 성장한 2억4668만달러(약 3220억원)으로 연말까지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글로벌 소스 시장 규모가 2028년 657억5920만달러(약 9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빠르고 간편한 가정식을 찾는 수요가 높아지면서 소스는 이제는 한 끼를 좌우하는 주인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간편하지만 맛은 포기하고 싶지 않은 소비자들에게 만능소스는 확실한 해답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