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 (사진=연합)
14일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 (사진=연합)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추석을 약 3주 앞두고 전통시장에서 마련하는 차례상 비용이 4년 만에 다시 30만 원 아래로 내려갔다.

한국물가정보는 추석(10월 6일)을 약 3주 앞둔 지난 9월 12일, 서울 시내 전통시장에서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장보기 비용을 조사한 결과 평균 29만9900원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작년 같은 시점보다 1.2%(3500원) 낮은 수준이다.

한국물가정보는 매년 추석 3주 전에 전통시장에서 35개 품목 가격을 조사해 추석 차례상 장보기 비용을 공개한다. 

이로써 전통시장 차례상 비용은 2021년(27만4500원) 이후 4년 만에 20만 원대로 돌아왔다. 지난 3년간은 △2022년 30만 원 △2023년 30만9000원 △2024년 30만2500원으로 꾸준히 30만 원대를 유지했지만, 올해 다시 내려갔다.

비용 감소의 주된 원인은 과일과 채소 가격 하락이다. 명절 수요가 집중되는 과일류 중에서도 특히 사과와 배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고, 작황이 회복된 채소류도 가격 하락에 기여했다. 올해 추석이 작년보다 약 3주 늦어지면서 출하에 문제가 없고, 다양한 품종이 출하되면서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추석을 24일 앞둔 지난 11일 홍로 사과 상품 10개 소매가격은 2만7110원으로, 지난해 추석 24일 전(8월 24일)의 2만7711원보다 601원 저렴하다. 원황 배 상품 10개 가격은 지난 11일 2만749원으로, 작년 추석 24일 전의 3만3504원보다 19.3%(6455원) 내렸다. 

채소류의 경우 시금치(1단)는 8000원에서 6000원(-25.0%), 무(1개)는 4000원에서 2500원(-37.5%), 배추(1포기)는 1만 원에서 9000원(-10.0%)으로 각각 떨어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추석 성수기인 2주 전부터 사과와 배 출하량이 작년보다 각각 7%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모든 품목의 가격이 하락한 것은 아니다. 쌀과 가공식품, 축산·수산물 일부는 가격이 올랐다. 햅쌀(2kg)은 지난해 5500원에서 7000원(27.3%), 송편(1kg)과 시루떡(3장)은 각각 20% 상승해 1만2000원이 됐다. 조기(3마리)는 1만5000원(25.0% 상승), 동태(1마리)와 돼지고기 육전용 앞다릿살(600g)은 각각 8000원(14.3% 상승), 달걀(10개)은 3000원(20.0% 상승)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형마트에서의 차례상 장보기 비용도 39만1350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0.7%(2810원) 감소했다. 이는 할인 전 가격으로, 실제 이마트·홈플러스 등 주요 유통업체의 할인 행사 적용 시 비용은 28만∼32만 원 선으로 추정된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팀장은 "추석까지 남은 3주간 태풍이나 가을장마 등의 기상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전반적인 농산물 작황이 좋아 큰 폭의 물가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본격적인 햇상품 출하시기에는 정부의 지원 정책도 함께 활용해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파이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