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ENG, 포스코ENC, 삼성물산, 롯데건설  본사 (시계방향으로) (사진 =각사)
현대ENG, 포스코ENC, 삼성물산, 롯데건설  본사 (시계방향으로) (사진 =각사)

[서울파이낸스 김예온 기자] 올 초 잇따른 건설업계 중대재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이 강도 높은 우려를 표명하며, 업계의 안전 불감증을 질타했다. 이후 건설업계는 산업재해 리스크를 줄이고 현장에서 안전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중대재해 예방과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조직 개편과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에 나서고 있다. 전담 조직 신설을 통해 고위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전 최우선' 가치를 현장에 뿌리내리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3월 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 사고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관련 조직을 신설하며 중대재해 방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법적 기준보다 강화한 안전 기준을 마련해 △안전관리 기준 강화 △안전 조직 개편 및 확대 △전사적 안전 문화 확산을 3대 축으로 안전 최우선 가치 실현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안전관리 체계의 전문성을 높이고자 안전품질지원실을 신설하고 산하에 안전진단팀을 확대했다. 안전진단팀은 국내외 전 현장의 안전점검과 모니터링을 통해 지침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미흡한 사항을 개선한다. 또 매주 안전품질·사업본부장 주관 리스크 모니터링 회의를 통해 10대 고위험 작업(사망재해·중대재해 다발 공종)에 대한 사전 점검 및 승인 절차를 의무화했다.

본사 소속 안전관리 인력을 추가 투입하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협력사에도 안전관리 인력 배치 기준을 강화해 전반적인 안전 인력을 대폭 확충했다. 협력사 안전관리 인력 추가 투입에 따른 비용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전액 부담한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안전관리 제도 강화를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경영진부터 현장 근로자까지 모두가 안전의 중요성을 인식·공유하는 조직문화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잇따르자 전 사업장의 공사를 중단했고, 정희민 대표가 사의를 표명했다. 이후 안전 전문가인 송치영 신임 대표가 선임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건설면허 취소, 공공입찰 금지 등을 언급하며 강도 높은 압박에 나섰지만,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포스코이앤씨의 건설면허 취소는 어렵다"라며 "법적 테두리 안에서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포스코이앤씨의 안전관리 강화 행보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김현출 안전보건센터장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그룹 안전특별진단TF와 외부 전문기관이 합류해 고위험 공정 현장을 정밀 점검 중이다. 또 현장소장이 매일 안전 점검 후 작업을 개시하도록 의무화했으며, 근로자가 참여하는 '안전 타운홀 미팅'도 정례화할 방침이다.

송 대표 취임 이후 사고 여파로 경영상 부담이 큰 상황이지만, 포스코이앤씨는 인프라 공사를 제외한 도시정비 분야에서 사업을 조정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위의 내용과 같이 안전관리를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포스코그룹은 사고 파장이 워낙 큰 만큼, 그룹 전반의 안전관리를 전담할 자회사 설립을 검토 중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안전관리 자회사 신설은 추진 중이나 아직 구체화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롯데건설은 CSO 산하 안전보건관리본부 내에 ‘안전혁신부문’을 신설했다. 이 부문은 PSS(안전 패러다임 전환) TFT, AGI(범용 인공지능) TFT, 기술안전지원팀 등 3개 조직으로 구성됐다. PSS TFT는 PC(사전 제작 콘크리트), OSC(탈현장 건설) 등 공법을 연구하며, AGI TFT는 AI·로봇·드론·IoT 등 스마트 안전관리 기술을 발굴해 현장 적용을 추진한다. 기술안전지원팀은 사고 예방 솔루션 현장 적용과 기술안전 교육 콘텐츠 개발을 담당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PC·OSC 공법을 통해 현장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고자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안전혁신부문'을 통해 고위험 작업 리스크를 줄이고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을 차단해 중대재해를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근로자 안전정보 제공 애플리케이션 'S-TBM(Smart Tool Box Meeting)'을 전 현장에 적용했다. 또한 건설안전연구소 산하에 DfS(Design for Safety), 장비 IT, 안전교육, 안전컨설팅 그룹을 운영하며 안전설계 활용과 안전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2021년 업계 최초로 ‘작업중지권’ 전면 보장을 선언한 이후, 올해 3월까지 누적 53만7689건이 사용됐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재 기존에 유지되던 관리체계를 타이트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고용노동부 및 각 부처의 정책 추진계획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며 "특히 안전보건체계에 대한 재확인을 통해 구체적 실천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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