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번 실적은 건설사별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특히 국내외 건설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이른바 빅3 건설사는 실적이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원가율이 높은 프로젝트를 마무리했거나 진행 중인 사업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건설사는 실적 회복세가 기대된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7123억원 대비 7.4% 감소한 6598억원, 매출은 9조78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이테크 프로젝트와 해외 대형 플랜트 공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삼성물산은 루마니아, 에스토니아 등 유럽을 중심으로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경우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
강민창 KB증권 연구원은 "하이테크 물량 감소로 건설 부문 역성장이 부담이지만, SMR 사업을 착실히 추진하며 유럽 시장의 원전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공능력평가 2위 현대건설은 전년 동기 대비 24.4% 감소한 1897억원의 영업이익, 11.9% 줄어든 7조531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원가 상승의 영향으로 주택 사업 부문이 실적을 끌어내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사고 관련 비용은 반영되지 않았으나, 원가율이 높은 국내외 현장 10여 곳이 잇따라 준공되며 주택 부문 비용이 상당 부분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빅 배스 이후 현대엔지니어링의 이익 규모에 따라 현대건설 실적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우건설 역시 1분기 실적이 부진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4% 감소한 845억원, 매출은 13.0% 줄어든 2조1646억원으로 추정된다.
고원가 현장 준공으로 마진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외형 감소가 이어졌고,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리스크가 타사 대비 높아 재무 부담이 가중됐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체코 원전 프로젝트 등 대형 해외 수주가 본격화되면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반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건설사도 있다. DL이앤씨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3.4% 증가한 873억원, 매출은 1조8677억원으로 전년 1분기 대비 1.2% 소폭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 원가율이 높은 공사가 종료되면서 원가율이 낮아진 것이 DL이앤씨 수익성 개선의 주된 이유다. DL이앤씨는 1분기에 원가율 90~100%에 달하는 공사 현장 4곳을 준공했다. 플랜트 부문 성장이 주택 부문과 자회사 DL건설의 매출 감소를 일부 상쇄했고, 지난해 1분기 대손비용 반영에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특히 2분기부터는 저마진 현장 종료로 주택 원가율이 80%대로 진입할 전망이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착공 현장의 원가율은 80% 중후반 수준으로 파악되며, 도급 증액까지 감안하면 하반기로 갈수록 마진 개선이 명확하다"고 분석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8.2% 증가한 575억원, 매출은 99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분양한 서울원 아이파크, 수원아이파크 입주 매출 등이 올해 본격적으로 반영됐고, 저수익 현장 종료로 원가율 회복이 진행됐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건설사 중 2023년 이후 분양 물량 비중이 71.7%(경쟁사 38.0%)로, 원가율 개선이 가장 두드러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GS건설도 양호한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20.6% 증가한 850억원, 매출은 2.1% 늘어난 3조1353억원으로 추정된다. 2022년 이전 착공한 주택 현장 비중이 지난해 말 72%에서 올해 말 50%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여 원가율 개선이 기대된다.
한편, 주요 건설사 대부분은 이달 말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5일 전후로 실적을 공시할 계획이며,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29일, 삼성물산과 GS건설은 30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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