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 경색에 금융채 금리 급등
기준금리 추가 인상시 연 8% 전망도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최근 자금시장이 경색된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 상단이 모두 7%를 넘어섰다. 가계대출 금리 산정에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 등이 급등한 영향이다. 여기에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되면서 대출금리는 더욱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 상단은 이날 기준 연 5.35~7.33%, 변동형 금리는 연 5.02~7.50%로 집계됐다.
신용대출과 전세대출 금리 역시 7%를 넘어섰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와 전세대출 금리는 각각 연 5.96%~7.25%, 4.97~7.25%로 나타났다. 대표 서민 대출상품인 전세대출 최고금리는 연 7%대를 돌파한 지 열흘도 지나지 않아 7% 중반대에 다가서는 모양새다.
대출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채권시장 변동 등이 맞물리면서 빠르게 오르는 추세다.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융채 금리 등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신규 코픽스의 경우 지난 9월 3.40%로, 한 달 사이 0.44%포인트(p)나 뛰었으며, 금융채(AAA) 금리는 6개월물이 지난 28일 4.427%로 2009년 1월2일(4.56%) 후 13년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금융채(AAA) 5년물은 지난 28일 5.136%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1일 5.467%까지 치솟은 후 5% 이상을 유지 중이다.
한국은행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이면서 앞으로 대출 금리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내달 있을 회의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최소 0.25%p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세 차례 연속 단행한 데 이어 또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금융권은 이렇게 되면 연말쯤엔 가계대출 금리가 연 8%에 이를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기준금리 인상분이 대출금리에 반영되면 연말에는 가계대출의 최고 금리가 8%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어설 수 있다"며 "연말까지 대출금리는 계속 오를 가능성이 커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