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도 IPO '풍년'···카카오페이·현대重·LG엔솔, 출격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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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어불패' 깨지고 '옥석가리기' 대세
"경쟁률·유통량 등 감안 복합적 접근"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미국 오하이오주에 설립 중인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미국 오하이오주에 설립 중인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사진=LG에너지솔루션)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7월 하순부터 8월 초·중순에 이르기까지 공모주 청약이 몰린 이른바 '공모주 슈퍼위크'가 마무리 된 가운데 오는 9월부터는 다시 IPO 대어들의 공모 일정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 초대어들의 데뷔가 집중됐던 7월말부터 8월초까지의 기업공개(IPO) 슈퍼위크가 10일 롯데렌탈 청약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코스피 지수가 이렇다 할 방향성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았다. 

그러나 ‘대어는 곧 따상(시초가를 공모가 2배 형성 후 상한가)’이라는 공식보다는 ‘알짜’ 중소형주 쪽으로 투자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하반기 최대어이자 역대 2위 규모의 공모주였던 크래프톤 역시 시들한 모습을 보여준 만큼 ‘옥석가리기’의 필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주간 카뱅과 크래프톤을 비롯해 HK이노엔, 디앤디플랫폼리츠, 원티드랩, 한컴라이프케어, 엠로, 플래티어, 아주스틸, 딥노이드, 롯데렌탈, 브레인즈컴퍼니, 바이젠셀 등 총 13개사(스팩 제외)가 공모 청약을 받았다.

13개사의 공모 금액은 크래프톤(4조3천98억원)과 카뱅(2조5천526억원)를 포함해 총 8조7천43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신규 상장한 76개사의 공모액 총 5조7천888억원을 여유 있게 웃도는 규모다.

카뱅은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도 청약에서 증거금 58조3천20억원을 모으며 선방했다. 상장일인 지난 6일 상한가로 마감하며 시가총액 33조원, 코스피 11위로 증시에 입성했다.

반면 역대 2위 규모 공모에 나선 크래프톤은 고평가 논란을 잠재우지 못하고 기관 수요예측과 청약 흥행에 실패한 데 이어 상장 후 주가도 공모가를 밑돌았다. 중복 청약이 가능했는데도 수십조원을 끌어모은 다른 대어급 공모주와 달리 청약 증거금은 5조358억원, 경쟁률은 7.79대 1에 그쳤다.

반면 중소형 공모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달 2~3일 진행된 청약에서 크래프톤은 ‘게임 최대어’라는 이름값에 무색한 경쟁률 7.79대 1, 증거금 5조358억원에 그쳤지만, 원티드랩은 경쟁률 1731대 1을 기록하며 증거금을 5조5291억원이나 모으며 크래프톤을 앞질렀다.

크래프톤의 주당 공모가는 49만8000원, 원티드랩은 3만5000원으로 10배 이상 차이가 났다. 낮은 공모가에도 불구하고 원티드랩이 크래프톤 보다 더 많은 증거금을 끌어모은 것이다. 원티드랩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채용 매칭 플랫폼 서비스 ‘원티드’로 잘 알려진 기업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주목받을 수 있었다.

공모액이 198억원인 디지털 플랫폼 업체 플래티어도 청약 증거금으로 크래프톤보다 많은 6조1천846억원을 모았으며, 지난 12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고서 '따상'을 기록했다.

오는 9월부터는 다시 IPO 대어들의 공모 일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근 진행된 공모주 청약 결과에서도 공모주 대어 불패 공식은 깨지고 있는 만큼 '옥석 가리기'의 필요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초 증권신고서를 냈다가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를 받은 카카오페이는 이르면 다음 달 IPO 일정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평가 논란이 있는 만큼 카카오페이가 공모가를 기존에 제시한 6만3천원∼9만6천원에서 낮춰 정정 신고서를 제출할지 주목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0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유가증권시장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 희망 공모가는 5만2천원∼6만원, 공모액은 최대 1조800억원이다. 다음 달 초순에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을 마치고 9월 중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은 연내 상장을 목표로 지난 6월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냈다. 심사에 통상 2개월가량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LG에너지솔루션의 심사 결과도 머지않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또 해운선사 SM상선, 넷마블 자회사 넷마블네오,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 걸그룹 마마무 소속사 RBW 등이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SK증권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올해 등장할 대어급 기업들이 여전히 남았고 시장 유동성이 풍부해 IPO 시장 활황세는 계속될 전망"이라며 "다만 신규 상장 기업의 업황과 전방 산업의 성장 모멘텀에 따라 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달 9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롯데렌탈(거래소), 아주스틸(거래소), 브레인즈컴퍼니(코스닥) 등 총 3곳의 청약 결과에서도 중소형주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롯데렌탈은 국내 렌터카 업계 1위 기업에 시가총액 2조원 수준의 대어가 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청약 경쟁율은 같은날 청약을 진행한 나머지 두 곳보다 현저히 낮았다.

아주스틸은 철 강판에 색을 입히고 가공할 수 있는 ‘컬러 강판’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브레인즈컴퍼니는 지능형 IT 솔루션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이다. 

이날 아주스틸은 경쟁률 1419.73대 1을 기록해 증거금으로 약 22조3089억원을 끌어모았다. 브레인즈컴퍼니는 경쟁률 1190.39대 1을 기록, 증거금 2조2320억원을 모았다. 롯데렌탈의 통합 경쟁률이 65.81대 1에 그친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롯데렌탈의 증거금은 8조4001억원 수준으로 아주스틸에는 미치지 못했다.

중형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IPO 청약 경쟁률은 2015년 평균 330대 1 수준에서 올해 1355대 1까지 상승해 개인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청약 경쟁률이 높은 기업, 공모가가 밴드 상단을 초과해 결정된 기업, 유통물량 비중이 낮은 기업 등의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하는 접근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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